마트 닫아도 시장 안 간다
사람들, 클릭 한 번에 장본다
전통시장 기대감도 100 못 넘겨

“마트 문 닫으면 전통시장 간다고요? 요즘은 그냥 클릭 한 번이에요.”
전통시장 보호를 목적으로 시행된 대형마트 의무 휴업제가 오히려 시장을 외면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형마트가 쉬는 날, 소비자들은 전통시장 대신 온라인몰로 발길을 돌렸다.
시장 안 가고 클릭한다…온라인몰 구매 48배 늘어
한국경제연구원은 15일 농촌진흥청 소비자 패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수도권 1500가구의 일평균 식료품 구매액을 보면 대형마트가 영업 중인 일요일에는 전통시장에서 630만 원이 지출됐지만, 의무 휴업일에는 610만 원으로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건 온라인 쇼핑의 폭발적인 증가다. 2015년 180만 원에 불과했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기준 온라인몰 식료품 구매액은 2022년 8770만 원으로 뛰었으며, 이는 무려 48.7배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통시장과 슈퍼마켓의 구매액은 절반 이상 줄었다.
이 같은 소비자 행동 변화는 대형마트 의무 휴업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던진다.
2012년 도입된 해당 제도는 골목상권 보호를 목표로 했지만, 최근 소비 패턴이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규제의 효과는 줄어든 셈이다.

특히 일본은 1973년 유사한 규제를 시행했다가 2000년 소비자 불편과 유통업 불황을 이유로 전면 폐지한 바 있다.
기대감 없는 전통시장…BSI 여전히 ‘역대급 저조’
한편,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은 체감 경기 회복을 실감하지 못하면서 어려움은 더욱 깊어져 가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2025년 3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에 따르면 4월 전통시장 전망 BSI는 84.5로, 기준치인 100에 한참 못 미쳤다.

특히 전통시장 체감 BSI는 55.6으로, 지난 2월보다 19포인트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심각한 부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한경연은 “현재의 대형마트 규제는 온라인 쇼핑 확산이라는 소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대형마트의 영업 제한이 전통시장의 부활로 이어지지 않는 만큼, 실효성 없는 규제는 과감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유민희 연구위원은 “지금처럼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아무리 마트를 닫아도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시장, 마트, 온라인이 상생할 수 있는 유통 생태계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아도 사람들은 ‘시장’이 아닌 ‘앱’으로 가는 지금, 이제 정책도 소비자의 실제 움직임을 따라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통시장이라 읽고 바가지 한놈만 걸려라로 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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