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눈독 들이더니 “결국 한국 택했다”…4조 ‘잭팟’

SK온, 미국 스타트업 슬레이트에 공급
베이조스가 투자한 전기 픽업에 탑재
중저가 전기차 공략 본격화 신호탄

“아마존이 투자한 전기차에 한국 배터리가 들어간다.”

SK온이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Slate)의 공식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되며, 약 4조 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슬레이트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비공식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기업으로, 이번 협약은 단순한 부품 공급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베이조스가 고른 전기차…SK온이 배터리 단다

SK온은 25일 슬레이트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공급 기간은 2026년부터 2031년까지 6년간이며, 총공급 규모는 20기가와트시(GWh)에 달한다. 이는 전기차 약 30만 대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정확한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약 4조 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슬레이트는 2022년 미시간에서 설립된 전기차 스타트업으로, 내년 중 가격 3만 달러 이하의 2도어 전기 픽업트럭을 출시할 계획이다.

해당 차량에는 SK온의 하이니켈 NCM 배터리가 탑재되며, 배터리는 미국 현지 SK온 공장에서 생산된다.

이번 계약은 SK온이 프리미엄 전기차 중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중저가 전기차 모델까지 공급 범위를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중 하나이자, K-배터리 3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전략 지역이다.

슬레이트가 중저가 전기 픽업트럭을 대량 생산할 경우, 향후 배터리 공급 규모도 상호 합의 하에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아마존과 SK온의 간접적인 연결고리라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베이조스는 슬레이트에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과거 리비안에도 전기차 지분을 투자한 바 있다. 향후 아마존의 물류 차량이 슬레이트 차량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그렇게 된다면 SK온은 아마존 물류망에까지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는 셈이다.

미국 전기차 수요 집중…한국 배터리의 존재감

현재 미국에서는 연간 약 300만 대의 픽업트럭이 판매되고 있으며,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5대 중 1대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슬레이트가 이 시장에 제대로 진입한다면 SK온의 배터리 수요는 그만큼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SK온의 슬레이트 공급 계약은 단순한 기업 간 거래를 넘어, 미국 전기차 산업에서의 입지 확장과 더불어 한국 배터리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SK온과 슬레이트, 그리고 그 배경에 있는 베이조스의 이름이 만나며 전기차 시장은 새로운 판도를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