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만에 D램 1위 탈환
3분기 연속 삼성전자 앞질러
HBM 시장 60% 점유 주효

SK하이닉스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3분기 연속 앞서며,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판을 짰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기술을 앞세운 SK하이닉스는 2025년 3분기까지 내리 삼성전자를 제치고 D램 매출 세계 1위를 유지했다.
메모리 업계 2인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버틴 세월만 30년이 넘었다. 하지만 빅테크 수요를 겨냥한 기술력 승부에서 하이닉스가 판을 갈아엎은 것이다.
HBM이 만든 ‘반격의 서막’

28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D램 시장 규모는 전 분기 대비 30% 늘어난 403억8800만달러(약 59조원)로 집계됐다. 이 같은 급성장은 HBM 수요 급증과 가격 상승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137억5700만달러를 기록하며 삼성전자(136억2000만달러)를 또다시 앞질렀다.
점유율로는 하이닉스가 34.1%, 삼성전자는 33.7%로 격차는 단 0.4%포인트 차이에 불과했지만, 3분기 연속 1위를 지킨 데 의미가 크다.
비결은 단연 HBM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HBM 시장에서 무려 60.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하이닉스가 엔비디아,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에 거의 모든 HBM을 공급하며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1992년 이후 33년 만의 역전

이번 성과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D램 시장에서 넘어선 건 1992년 삼성전자가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다만 양사 간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SK하이닉스는 점유율이 지난 2분기 39.4%에서 3분기 34.1%로 하락했지만,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유지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33.2%에서 33.7%로 소폭 상승하며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트렌드포스 역시 SK하이닉스가 3분기 점유율 33.2%로 삼성전자를 제쳤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HBM3E를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입시키고 일반 D램 공급도 확대하면서 매출 격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닉스가 기술 선점을 바탕으로 판을 흔들었지만, 삼성도 반격 준비를 마쳤다”며 “내년에는 더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마이크론도 추격에 가세

한편 미국 마이크론도 추격에 가세하고 있다. 2분기 22.4%였던 점유율은 3분기 25.8%까지 올랐다. 3강 체제가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승자는 분명하다. 30년 넘게 2위 자리에 머물던 SK하이닉스는 결국 삼성전자를 넘어섰다. 그것도 기술력으로, 시장의 수요를 정확히 꿰뚫으면서 말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왕좌를 둘러싼 싸움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며 이제 누가 더 빠르게, 더 정교하게 움직이느냐가 다음 주인공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