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쩔쩔매는데 SK는 점유율 57%… 반도체 승부 가른 결정적 ‘기술 격차’

댓글 0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전망
삼성전자, SK하이닉스/출처-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6년 2월 20일 워싱턴DC에서 제시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시장을 놀라게 했다.

지난 12월 500억달러였던 예상치가 1월 700억달러를 거쳐 현재 1000억달러(약 145조원)로 불과 두 달 만에 2배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는 2025년 실적 47조원의 3배 규모다. 그러나 최 회장은 동시에 “1000억달러의 손실이 될 수도 있다”며 AI 산업의 극단적 변동성을 경고했다.

괴물칩 HBM의 역설적 수익 구조

최태원 SK그룹 회장/출처-SK그룹, 뉴스1

최 회장이 HBM을 ‘괴물칩(Monster Chip)’이라 부른 이유는 명확하다. 16개 D램을 적층한 4세대 HBM은 엔비디아 등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에 필수 부품으로 자리잡았고, 마진율은 60%를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2025년 4분기 기준 57%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삼성전자(27%)를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구조적 왜곡이 발견됐다. 최 회장은 “일반 메모리 칩의 마진은 80% 안팎으로, 경우에 따라 일반 칩 판매가 더 높은 이익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AI용 메모리의 2026년 공급 부족률이 30%를 웃도는 상황에서 D램 단가는 62.8%, 낸드플래시는 58.8% 상승이 예상된다. AI 인프라가 메모리를 ‘흡수’하면서 일반 제품 가격까지 급등한 결과다.

공급 병목이 만든 시장 재편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컨벤션센터 SK 하이닉스 부스/출처-연합뉴스

최 회장은 방미 기간 중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의 이른바 ‘치맥 회동’에서 “메모리를 못 줘서 미안하다”고 인사했다고 밝혔다. 현재 고객사가 원하는 물량을 모두 공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의미다. UBS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차세대 루빈 GPU용 HBM4의 70%를 공급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업계는 2026년 영업이익률이 현재 50%에서 7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HBM 생산의 핵심은 수율(불량 없이 생산하는 비율)이다. SK하이닉스는 80% 이상의 안정적 수율을 확보한 반면, 삼성전자는 따라잡기 단계다. 이 격차가 단기 점유율 우위를 결정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최 회장의 경고처럼 신기술 등장이나 수요 변동은 “모든 것을 없앨 수도” 있는 리스크로 남는다.

에너지·자금 병목이 승부처

SK하이닉스/출처-연합뉴스

최 회장은 AI 시대의 최대 과제로 전력과 자금 조달을 꼽았다. 데이터센터 1곳 구축에 약 500억달러가 필요하며, 미국이 100기가와트 규모의 AI 인프라를 확보하려면 5조달러가 투입돼야 한다는 계산이다. 그는 “데이터센터 하나에 원자력 발전소 하나를 매치해야 할 정도”라며 전력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SK는 미국 내 ‘AI 컴퍼니’ 설립과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팹 구축을 추진 중이다. AI 데이터센터와 발전소를 병행 구축하는 새로운 모델도 준비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번 방미에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과 연쇄 회동하며 이러한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SK하이닉스가 2026년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2027년 예상 PER이 4배로 메모리업체 중 최저 수준인 점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여전함을 보여준다. 최 회장의 이중적 메시지—기회와 변동성—는 투자자들에게 AI 수요의 지속 가능성과 에너지 인프라 확보 진행도를 주시하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