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여파로 소비심리 위축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 심화 우려
“연말인데 손님이 없어요. 차라리 코로나 시절이 나았던 것 같습니다.” 대구의 한 자영업자가 내뱉은 한숨 섞인 말이다.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와 맞물린 경제 한파가 자영업자들을 옥죄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긴 터널을 겨우 빠져나왔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더 큰 위기가 닥쳤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비상계엄 사태에 더욱 심각해진 경제한파
대구 시내 대학가 먹자골목은 연말임에도 불구하고 적막감이 감돈다.
오후 9시가 되면 불 꺼진 가게들이 줄을 잇고, 평소 같으면 시끌벅적해야 할 저녁 시간대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김 모 씨는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힘들었는데, 이제는 계엄 때문에 또다시 매출이 바닥을 치고 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관공서 인근 상권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한 구청 근처에서 해산물 식당을 운영하는 박 모 씨는 “공무원들의 연말 모임이 대부분 취소됐다”며 “건물주에게 내야 할 임대료와 직원들 월급을 생각하면 밤잠을 이룰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위기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대구지역 사업자 폐업률은 2022년 8.9%에서 2023년 10.1%로 증가했으며, 관련 당국은 올해도 이러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국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코스피 지수는 2,500선이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은 1,442원까지 치솟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면서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 유동성 무제한 공급 발표
정부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공급이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현장의 목소리는 더욱 절박하다. 한 40대 회사원은 “고물가, 고금리도 모자라 정치 불안까지 겹치니 지갑이 더욱 닫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50대 주부는 “설 명절을 앞두고 있어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며 “미국 새 대통령 취임 이후 우리나라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에 불안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당장 눈앞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이러한 조언은 공허한 메아리로 들릴 뿐이다.
포항은 한우식당 풀인데 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