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잡았지만 HBM은 아직
반도체 회복의 열쇠는 결국 엔비디아
이재용의 인재 카드, 이번에도 통할까?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의 열쇠를 다시 손에 쥐기 위해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테슬라와의 23조 원 규모 반도체 공급 계약으로 파운드리 사업의 숨통을 텄지만, 시장은 여전히 ‘HBM을 잡을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려 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의 핵심 고객인 엔비디아와의 관계가 성사된다면, 삼성의 반도체 부활 시나리오에 다시 불이 붙게 된다.
테슬라 수주 따냈지만…진짜 고비는 HBM이다

삼성전자는 7월 말 테슬라와 22조 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연 매출의 7%에 해당하는 역대급 규모로, 파운드리 실적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삼성은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밀리며 점유율을 빼앗긴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엔비디아 납품 실패는 뼈아픈 실책으로 꼽힌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HBM3E와 HBM4 제품을 들고 엔비디아 문을 두드렸지만, 아직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2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실적 역시 기대에 못 미쳤고, 그 중심에는 HBM의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재고 부담까지 겹치면서 고성능 메모리 시장의 판을 되돌리기란 쉽지 않은 과제가 됐다.
시장에서는 테슬라 계약 성사의 배경으로 TSMC 출신 수주 전문가 마거릿 한 부사장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영입한 그는 북미 시장을 20년 넘게 다뤄온 인물로, 이번 계약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이재용 회장은 이처럼 ‘사람이 경쟁력’이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꾸준히 외부 인재를 영입하고 있으며, HBM 분야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돌파구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삼성의 승부수는 결국 ‘인재’와 ‘과감한 투자’

업계에서는 삼성의 HBM 부진이 단순한 기술 문제라기보다는 타이밍과 인재 전략에서의 실책 때문이라고 본다.
2018년 무렵 HBM에 대한 투자를 줄인 결과, 핵심 인재들이 대거 SK하이닉스로 이동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이후 HBM 시장은 순식간에 경쟁사 중심으로 재편됐고, 삼성은 이제 기술·수율·고객 인증 모든 면에서 추격자 입장이 됐다.
그럼에도 이 회장은 반도체 시장에서의 복귀를 위해 다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테슬라 계약이 방증하듯, 인재 영입과 대형 거래, 그리고 기술력 확보가 맞물릴 때 판을 뒤집을 가능성이 생긴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공개할 HBM4 제품이 엔비디아 문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을지, 혹은 또 한 번 고배를 마시게 될지에 사람들의 시선이 쏠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