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도 참전했다”… 업계 판도 뒤집을 ‘이 기술’ 등장하자 기대감 ‘활짝’

삼성-SK-엔비디아
AI 팩토리 협력 가속
글로벌 AI 시장 리더십 강화

세계 인공지능(AI) 시장의 절대 강자인 엔비디아가 삼성전자, SK그룹과 손잡고 ‘AI 팩토리’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에 역대급 황금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을 높이고, SK그룹은 급증하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필수적인 ‘윈윈’ 전략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엔비디아의 강력한 생태계에 한국 기업들이 지나치게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 AI 팩토리로 파운드리 경쟁력 제고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 협력하여 5만 개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탑재한 업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AI 기반의 제조 혁신을 추진한다.

이 AI 팩토리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스스로 학습하여 판단하는 지능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쿠다(CUDA)-X, 옴니버스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반도체 제조 속도와 수율을 개선하는 디지털 트윈도 구축 중이다.

이러한 혁신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힐 기반을 마련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2위이지만, 1위인 TSMC와 점유율 격차가 60%포인트 이상에 달해 추격이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AI 팩토리 구축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 개발 및 양산 주기를 단축하고 제조 효율성과 품질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AI 팩토리를 통해 삼성 파운드리의 경쟁력이 개선될 여지는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HBM 시장 지배력 공고화 박차

SK그룹 역시 엔비디아와의 AI 팩토리 협력을 통해 폭증하는 AI 메모리 칩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AI 칩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지만, 생산 능력이 제한적인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에서 “현재 SK하이닉스의 생산 효율로는 AI 생태계가 요구하는 수요를 따라가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기반으로 SK하이닉스에 특화된 가상 공장을 만들고, AI 메모리 칩 생산 공정을 완전히 자율화하는 AI 팩토리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GPU에 탑재되는 HBM 물량 중 가장 많은 비중을 공급하고 있어, AI 팩토리 구축 확대는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협력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HBM4에 대한 공급 협의를 엔비디아와 마무리하고 4분기 HBM4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엔비디아 종속 견제하고, 한국형 AI 생태계 키워야”

한편 국내 대표 기업들의 엔비디아 협력을 두고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엔비디아 생태계에 대한 종속 우려도 제기된다.

엔비디아의 GPU와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축되는 AI 팩토리는 장기적으로 엔비디아 소프트웨어에 대한 강력한 구속력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영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제조피지컬AI연구소장은 “결과적으로 국내 주요 기업이 엔비디아 생태계에 종속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글로벌 AI 칩 시장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을 한국의 피지컬 AI와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산업을 육성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장 소장은 “단순히 엔비디아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AI 팩토리를 수출 산업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격적인 시장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당연한 선택이지만, 국내 NPU와 시스템 업체 등을 육성하는 전략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