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회장님 만나더니 “삼성과 현대가 드디어?”…이어진 결실에 ‘환호’

국내 최대 기업들의 역사적 협업
배터리 넘어 로봇까지 영역 확장
미래 산업 선도 위한 전략적 동맹

삼성SDI와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넘어 로봇 전용 배터리 개발에서도 손을 잡았다.

두 총수 간의 배터리 회동 이후 양사의 협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두 기업의 동맹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총수의 만남, 협력의 신호탄

양사의 협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계기는 2020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당시 수석부회장)은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과 단독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두 회장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

이후 같은 해 7월, 이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 핵심인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전기차 및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이례적인 두 회장의 만남은 자동차 산업과 전자 산업 간의 협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신호탄이 됐다.

로봇 배터리 공동 개발…미래 먹거리 정조준

25일, 삼성SDI와 현대차·기아는 경기도 의왕 현대차 의왕연구소에서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을 통해 양사는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사용 시간을 대폭 늘린 고성능 로봇 배터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배터리 협력을 넘어 로봇 산업으로의 확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로봇 전문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가 되고, 한종희 대표 직속의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는 등 로봇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현대차그룹 또한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로봇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바 있다.

전기차부터 인포테인먼트까지…확대되는 협력 범위

전기차 배터리 협력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2023년 10월, 삼성SDI는 현대차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삼성SDI는 2026년부터 7년간 현대차의 차세대 유럽향 전기차에 탑재될 P6(6세대 각형 배터리)를 헝가리 생산법인에서 생산해 공급할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2023년 6월 삼성전자는 현대차에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하기로 했으며, 제네시스 전기차 GV60에는 삼성의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오토 4AC’가 탑재됐다.

또한, 삼성디스플레이는 현대차 아이오닉5의 디지털 사이드미러와 제네시스 차량용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등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미래 기술을 위한 전략적 동맹

삼성과 현대차의 협력은 차세대 모빌리티 산업 전반에 걸친 전략적 동맹으로 평가된다.

로봇과 이차전지는 정부가 지정한 ‘6대 국가첨단전략기술’에 포함될 만큼 미래 산업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사는 로봇 시장 확대를 위한 공동 마케팅도 추진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와 현대차가 로봇, 전기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이번 협력을 계기로 양사의 미래 먹거리 확보 전략이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