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겪더니 “마침내 확 바꿨다”… 삼성전자, 다 계획이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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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에서의 위기를 인정하고 전략을 대대적으로 전환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 모두에서 주요 경쟁사에 밀리던 상황에서 내놓은 이 변화가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의 반격과 파운드리 전략 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이중 전략으로 ‘초격차’를 재구축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모리 초격차, ‘NRD-K’로 도약을 꿈꾸다

삼성전자는 최근 경기도 용인 기흥캠퍼스에 첨단 복합 연구개발 단지인 ‘NRD-K’의 설비 반입식을 열며 메모리 기술 초격차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RD-K는 메모리,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등 반도체 전 분야를 아우르는 연구개발 거점으로, 10만9000㎡(약 3만3000평)의 규모를 자랑한다. 삼성은 2030년까지 NRD-K에 총 2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이 단지는 2025년부터 본격적인 R&D 라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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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반도체 R&D 단지 / 출처 – 연합뉴스

NRD-K의 핵심은 바로 메모리 기술, 특히 HBM(고대역폭 메모리) 개발에 집중하는 데 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며 삼성전자를 압박하는 가운데, 삼성은 이 단지를 통해 시장 우위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NRD-K는 기존 양산 라인과 분리된 독립적인 연구개발 공간으로, 메모리뿐만 아니라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HBM은 AI와 데이터 센터,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의 핵심 부품으로, 삼성전자는 HBM4와 관련된 패키징 기술 및 제조 공정 혁신을 선도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김현우 삼성전자 DS부문 CTO 기술기획팀장은 “기흥 R&D 단지에서 3D D램과 어드밴스드 패키지 신기술 등을 광범위하게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HBM4,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 무대

HBM 시장의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세계 HBM 시장은 2027년까지 330억 달러(약 44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테슬라까지 HBM4 수요 기업으로 등장하면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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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는 기존 세대와는 다른 공정 방식을 도입해야 하는 만큼, 삼성전자는 TSMC와 협업해 ‘베이스다이(로직다이)’를 제작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이는 과거 턴키 방식(설계부터 생산까지 일괄 진행)에서 벗어난 전략적 전환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가 설계와 생산에 집중하고 파운드리 공정을 외부에 맡기는 방식은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생산 효율성을 확보할 방안으로 보인다.

한편, 글로벌 HBM 시장은 2027년 330억 달러(약 44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HBM4를 통해 판세를 뒤집으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파운드리 전략 대변화, ‘강한 2등’으로 재정비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에서 격차를 줄이지 못한 현실을 인정하고 기존 전략을 수정하기로 했다. 2030년 글로벌 점유율 1위를 목표로 했던 기존 계획은 당분간 보류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3년 2분기 기준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가 62.3%로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삼성은 11.5%에 그쳤다. 이는 3년 전 15%를 넘나들던 점유율에서 하락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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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파운드리 사업에서 4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7나노와 14나노 공정의 수율 개선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 2500’ 제작에도 TSMC 파운드리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삼성의 파운드리 수율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로, “외부 협력을 통해 더 나은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용석 가천대 반도체대학 석좌교수는 “삼성이 TSMC와의 점유율 경쟁을 접고 ‘강한 2등’ 전략으로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인 선택”이라며, “미국 정부가 TSMC 독점을 견제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삼성에게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에서 찾은 기회, 삼성의 미래는

삼성전자의 전략 변화는 반도체 산업 전반에서 커다란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를 넘어서기 위한 투자와 연구개발은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미래 AI와 데이터 중심 산업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1위 집착’ 대신 ‘수익성 강화’와 ‘효율적 협력’이라는 방향으로 변화하며 실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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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삼성전자는 위기를 인정하고 이를 돌파하기 위해 전략을 새로 짰다. 이 변화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삼성은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강한 2등도 성공적인 선택’이라는 새로운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HBM과 파운드리라는 두 축이 어떻게 삼성전자의 미래를 이끌어 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내부 기술이 1등이 아니면 부족함을 인정하고, 외부 회사와 협력해 1등 제품을 만들어 내겠다.” 전영현 삼성 부회장의 이 한마디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전환점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결국 삼성전자의 새로운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경영의 기본으로의 회귀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더 강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현명한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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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뉴스 소식되로 한다면 삼성은 망한다 2류로
    된다 1등은 할수없다 일본반도체가 이렇게
    하다 폭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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