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애물단지’였는데 “회장님이 해낼 줄 알았다”… 삼성전자가 드디어

10만 원 넘은 삼성전자 주가
코스피도 사상 첫 4천 돌파
이재용 회장 3주년 날 겹경사

27일, 국내 증시가 역사에 남을 하루를 맞이했다. ‘국민주’ 삼성전자가 장중 처음으로 10만 원을 돌파했고, 한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코스피도 마침내 4,000선을 넘어섰다.

글로벌 증시 훈풍과 반도체 회복 기대감이 맞물린 날에 동시에 벌어졌다는 점은 더욱 눈길을 끈다.

그간 긴 침체를 버텨낸 개미 투자자들은 마침내 ‘보상받는 날’을 맞이했다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10만원 벽 넘다

이날 삼성전자는 개장 직후 10만1,3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하며 주가 10만 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시가총액은 단숨에 597조 원으로 치솟았다. 국민 절반 이상이 주주라는 ‘500만 주’ 삼성전자의 상징성까지 더해지며, 그 의미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무게를 가진다.

주가는 지난해 11월 4만 원대까지 밀렸던 암흑기를 지나 꾸준한 회복세를 보여 왔다. 결정적 전환점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과 자사주 매입이었다.

삼성전자는 작년 11월, 10조 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주요 경영진이 직접 매입에 나섰다. 이를 계기로 올해 6월에는 주가가 6만 원대로 회복됐다.

같은 시기 개인 투자자 수도 급증했다. 2024년 6월 말 기준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504만 명에 달한다. 불과 1년 전보다 80만 명이 늘어난 수치다.

반도체 살아나고, 대규모 계약 효과 ‘톡톡’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에는 반도체 사업의 회복과 함께, 글로벌 기업과의 대규모 계약을 체결한 것이 유효했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12조 원, 매출 86조 원을 기록하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부진하던 반도체 부문도 바닥을 찍고 전환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특히 삼성은 테슬라, 애플과 잇따른 수주 계약을 성사하며 시장에 기대감을 안겼다. 7월에는 23조 원 규모의 테슬라 파운드리 수주를, 8월에는 아이폰 이미지센서 공급 계약을 맺었다.

오픈AI의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엔비디아에 HBM3E 공급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코스피, 4개월 만에 4천 돌파

한편, 이날 증시는 삼성전자만의 잔치가 아니었다. 코스피 역시 장 중 한때 4,030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

장 초반 3,999.79로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9시 24분 기준 4,021.16을 기록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61억 원, 1,349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뉴욕증시가 금리 인하 기대감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무역 갈등 완화 기대가 커진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 10월 이후 시장을 흔들던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국 증시가 대형 이벤트를 넘기며 4,000선 안착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5천도 간다?”…개미들의 기대감 폭발

이제 시장의 관심은 한 단계 더 올라섰다. ‘오천피(코스피 5,000)’가 현실화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시장에서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는 단순한 지수 상승이 아니라, 글로벌 자금 흐름과 기업 실적 회복이 맞물린 구조적 반등이라는 점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제는 진짜 장기투자를 해볼 만하다”, “국민주가 국민을 배신하지 않았다”라는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동시에 전문가들은 “지금이 과열인지, 본격적인 랠리의 시작인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며 과도한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