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분기에 작년 연간 이익 넘어섰다…삼성전자, 57조 ‘역사의 벽’ 허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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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 뉴스1

전통적인 IT 비수기인 1분기에 한국 기업이 분기 영업이익 50조 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벌어들인 이익이 작년 한 해 전체 영업이익(43조 6000억 원)을 단숨에 넘어섰다는 사실은, 이번 실적이 단순한 ‘호실적’이 아닌 기업사적 사건임을 방증한다.

삼성전자는 30일 연결기준 2026년 1분기 확정 영업이익이 57조 2328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56.10% 폭증한 수치로, 종전 분기 최대 실적이었던 지난해 4분기 20조 원을 단 한 분기 만에 약 2.86배 수준으로 경신한 것이다.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69.16% 급증한 133조 8734억 원을 기록하며 종전 최대치인 지난해 4분기 93조 원을 훌쩍 넘어섰다. 영업이익률은 42.75%로, 직전 분기(21.4%)의 두 배에 달한다.

반도체가 93.8% 벌었다…DS 부문 ‘독보적 기여’

이번 실적의 핵심은 반도체(DS) 부문의 압도적 기여다. DS 부문 매출은 81조 7000억 원, 영업이익은 53조 7000억 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93.8%를 담당했다. 특히 D램 단일 제품군에서만 약 40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HBM4 / 뉴스1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폭증과 유례없는 반도체 공급 부족이 맞물린 ‘슈퍼사이클’에 올라탔다. 제한된 공급 여력 안에서 AI용 고부가가치 제품에 우선 대응하며 가격 상승의 수혜를 극대화했다. 업계 최초로 HBM4와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모듈 SOCAMM2를 동시 양산·판매하고, PCIe Gen6 SSD를 적기에 시장에 투입하는 기술 리더십도 가격 결정력 확보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DX 부문(스마트폰·네트워크)은 매출 52조 7000억 원, 영업이익 3조 원을 기록했다. 갤럭시 S26 울트라의 판매 비중 확대가 수익성을 견인했지만, 네트워크 부문의 통신사 투자 감소와 생활가전의 원가·관세 부담이 전체 성장폭을 제한했다.

시장 전망을 50%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

이번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를 대폭 상회했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엔가이드 집계 기준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38조 1166억 원이었으나, 실제치는 이를 50.2% 초과한 57조 2328억 원으로 나타났다. 매출 전망(117조 1336억 원) 역시 14.3% 웃돌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 어닝 서프라이즈를 두고, AI 메모리 가격 상승 속도가 증권사 예측 모형이 상정한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고 분석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예상보다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전환이 진행 중이라고 진단한다.

2분기 추가 개선 기대…하반기 관세·지정학 변수가 관건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 속에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HBM4E 첫 샘플 공급과 하반기 신규 GPU·CPU용 초기 메모리 수요 대응이 예정돼 있으며,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2나노 기술력을 앞세워 선단공정 수주를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글로벌 관세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측은 AI 산업 성장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가 예상되지만, IT 제품 원가 상승이 이와 상충하는 경영환경이 전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단순 메모리 공급자를 넘어 AI 인프라의 핵심 플레이어로 포지셔닝을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모바일 중심의 사업 구조를 AI·자동차 분야로 다변화하는 전략이 중장기 리스크 분산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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