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
반면 목표주가는 7만 2000원 이상 전망
“10조 원이 한 달 만에 증발했다.”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축인 삼성전자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46조 원에서 35조 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다른 주요 증권사들도 일제히 전망치를 낮추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발 가격 폭락이 몰고 온 쓰나미
시장을 뒤흔드는 건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푸젠진화(JHICC)는 D램 반도체를 0.75달러에 공급하고 있다.
이는 시장 평균가인 2.1달러의 3분의 1 수준으로, 삼성전자의 수익성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수준이다.
다올투자증권의 고영민 연구원은 “삼성전자도 시장 흐름에 맞춰 디램과 낸드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범용에서 AI로, 변화의 바람을 놓치다
전통적인 PC와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범용 반도체 수요도 감소세다.
반면 인공지능(AI)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의 노근창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비중과 수익성이 경쟁사 대비 떨어져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에 대한 방어력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주가 하락이 말해주는 시장의 불신
실적 전망 하락은 곧바로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지난 11월 14일 삼성전자 주가는 4만 9900원까지 떨어지며 4년 5개월 만에 ‘4만전자’ 시대를 열었다.
올해 7월 8만 78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반 토막 난 것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배 수준으로 떨어져 시장의 불신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위기가 단순한 시장 상황 때문만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 안주하는 보수적 문화가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조직 분위기가 엔지니어들의 창의적 도전을 억누르고 있다는 평가다.
반등의 희망은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현재 주가가 과도하게 낮다는 평가도 나온다. 가장 보수적인 전망치를 제시한 BNK투자증권조차 목표주가를 7만 2000원으로 제시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반도체 기업들을 제재할 가능성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키움증권의 박유악 연구원은 “CXMT가 미국의 제재 대상 기업 목록에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디램 산업 투자 심리가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구책 마련에 나선 삼성전자
삼성전자도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방어에 나섰고, AI 반도체 시장 공략을 위한 기술 개발도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한화투자증권의 김광진 연구원은 “AI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새롭게 확인되기 전까지는 본격적인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가 걸린 삼성전자의 도전이 시작됐다.
기술 혁신과 조직 문화 개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위상은 계속해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제2의 전성기’를 열어갈 수 있을지, 대한민국 대표기업의 진검승부가 시작됐다.
삼성 적정주가 3만중반대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