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에 1위 내줬다더니”…연말 실적표 보니 삼성전자 분위기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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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판도 변화
범용 메모리 강세
삼성 실적 회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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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올해 4분기 전 세계 D램 시장 1위 탈환 전망 (출처-연합뉴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인공지능(AI) 특수를 앞세운 SK하이닉스의 ‘독주’가 굳어지는 듯했지만, 연말로 갈수록 숫자는 다른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4분기 들어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동시에 뛰면서 삼성전자가 메모리 시장에서 다시 존재감을 키우고 있어서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18조원을 웃돌고, 이 가운데 반도체(DS) 부문이 15조원 안팎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반기 ‘HBM 쇼크’로 하이닉스에 1위를 내줬던 D램 시장에서도 연말에는 판도가 다시 삼성 쪽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올해 초 ‘하이닉스 독주’…3분기엔 격차 턱밑까지 좁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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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2나노급 16Gb DDR5 D램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줬다. 2분기에는 D램은 물론 전체 메모리 매출에서도 1위를 빼앗기며 33년 만에 ‘2위’로 내려앉았다.

AI 인프라 투자를 앞세운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하이닉스가 확실한 우위를 점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3분기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33.2%, 삼성전자 32.6%, 마이크론 25.7%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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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글로벌 D램 제조사 매출 및 점유율 (출처-트렌드포스)

2분기 6%포인트까지 벌어졌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점유율 격차는 0.6%포인트로 급격히 줄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를 근거로 “4분기 매출 기준으로는 삼성전자의 D램 1위 탈환이 유력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적 전망도 반등 흐름을 뒷받침한다. 최근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18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은 약 15조1천억원으로 예상된다. 전 분기 대비 166%, 전년 동기 대비 422% 급증하는 수준이다. 메모리 업황이 저점에서 완전히 돌아섰다는 의미다.

범용 D램 8개월 새 6배…삼성에 더 유리한 가격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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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2나노급 D램 (출처-삼성전자)

연말 분위기를 바꾼 직접적인 변수는 범용 D램 가격이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자원이 집중되면서 구형 라인 생산이 줄었고, 이로 인해 PC·서버 등에 쓰이는 범용 메모리 공급이 빠듯해졌다.

그 여파가 고스란히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1월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15.7% 오른 8.1달러였다.

DDR4 평균 가격이 8달러를 돌파한 것은 2018년 9월(8.19달러) 이후 7년 2개월 만이다. 올해 3월 1.35달러에 그쳤던 같은 제품 가격은 매달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끝에 8개월 만에 6배 수준으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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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출처-삼성전자)

트렌드포스는 4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보다 45~50%, HBM을 포함한 전체 D램 가격은 50~5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주요 메모리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생산능력(캐파)을 보유하고 있고, 매출에서 범용 D램이 차지하는 비중도 경쟁사 대비 높은 편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46% 상승하면서 삼성전자의 D램 부문 영업이익률이 53%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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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DR4 메모리 (출처-삼성전자)

상반기에는 HBM 중심의 수요가 하이닉스에 유리했다면, 하반기 들어서는 범용 메모리 가격 급등이 상대적으로 삼성전자 쪽에 더 큰 수익 개선 효과를 안겨주고 있다는 평가다.

마이크론 철수·낸드 반등까지…삼성 메모리 ‘훈풍’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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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출처-연합뉴스)

한편 삼성을 둘러싼 외부 환경도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이 내년 2월부터 소비자용 메모리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히면서다.

시장 규모가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삼성전자 역시 소비자용 메모리 제품을 양산하고 있어 일부 수요 이동과 가격 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낸드플래시 가격도 회복세를 타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전체 낸드플래시 가격이 전 분기 대비 20~2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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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QLC 9세대 V낸드’ (출처-삼성전자)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고성능 트리플레벨셀(TLC)·쿼드레벨셀(QLC) 기업용 SSD 수요가 늘면서 낸드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특히 가격 반등은 낸드 비중이 큰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 전체의 수익성 개선 속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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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출처-삼성전자)

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HBM은 하이닉스, 메모리는 하이닉스’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범용 D램과 낸드까지 가격이 뛰는 구간에서는 최대 캐파를 가진 삼성이 구조적으로 더 유리한 구도”라며 “연말·내년 초로 갈수록 양사 간 실적·점유율 흐름이 어떻게 갈리는지가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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