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심각하다더니 “결국 우려하던 일 벌어지나”… 기업들 ‘초긴장’

국내 기업 97%가 경제위기 전망
대기업 61% 긴축 경영 돌입
중소기업은 환율 충격에 이미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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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경제위기 예상 / 출처: 연합뉴스

대한민국 기업들이 벼랑 끝에 서 있다. 기업들은 IMF 외환위기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환율 급등과 내수 침체,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강화까지 겹치며 생존을 위한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97%가 경고하는 경제 위기의 그림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지난 1월 국내 50인 이상 기업 50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96.9%가 ‘올해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22.8%가 1997년 IMF 외환위기보다 더 심각한 위기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는 점이다. 나머지 74.1%도 ‘상당한 위기가 올 것’이라며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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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경제위기 예상 / 출처: 연합뉴스

기업들은 경제 불안 요인으로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47.2%)를 가장 우려했다. 이어 ‘소비 심리 위축 및 내수 부진 심화'(37.8%), ‘불확실성 확대로 투자 심리 위축'(26%) 등을 꼽았다.

김재현 경총 규제개혁팀장은 “글로벌 무역규제 강화와 정치 불안으로 기업들은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환율 급등으로 중소기업 직격탄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던 환율 충격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의 실태조사 결과, 중소기업의 51.4%가 환율 급등으로 실질적 피해를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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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경제위기 예상 / 출처: 연합뉴스

특히 수입기업의 82.8%가 타격을 받고 있으며, 환율 상승으로 이익을 보는 기업은 13.3%에 불과했다.

피해 유형으로는 ‘환차손(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해) 발생’과 ‘생산비용 증가’가 각각 51.4%로 가장 많았다.

김철우 중기중앙회 통상정책실장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머물면서 중소기업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대출만기연장 및 금리인하'(42.8%)와 ‘물류지원 확대'(26.7%) 등의 정부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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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경제위기 예상 / 출처: 연합뉴스

절반의 기업이 선택한 긴축 경영

이처럼 환율 변동과 경기 불안으로 타격을 입은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경영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경총의 ‘2025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에 따르면, 내년 경영계획을 ‘긴축 경영’으로 설정한 기업이 49.7%에 달했다.

이는 2019년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다. 특히 300인 이상 대기업의 61%가 긴축 경영을 선택했는데, 이는 2016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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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경제위기 예상 / 출처: 연합뉴스

기업들은 긴축 경영 실행 방안으로 ‘전사적 원가 절감'(66.7%), ‘인력 운용 합리화'(52.6%), ‘신규 투자 축소'(25.6%) 등을 계획하고 있다.

투자와 채용도 줄어들 전망이다. 기업의 39.5%는 내년 투자를 축소하겠다고 답했으며, 36.9%는 채용도 줄일 계획이다.

특히 대기업의 58.5%가 ‘투자 축소’를 선언한 점은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이 가장 큰 경영 애로 요인으로 꼽은 것은 ‘내수 부진'(66.9%)과 ‘인건비 부담'(64.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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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경제위기 예상 / 출처: 연합뉴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내년 경기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업 투자 유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기업의 52.7%가 현 주력사업의 지속 가능 기간을 ‘5년 미만’으로 보고 있으나, 이들 중 58.8%는 대체 사업 마련이 안 된 상태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당장의 위기 대응과 함께 중장기적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초긴장’ 상태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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