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만원도 못 벌어요” 소상공인 벼랑 끝인데, 역대급 매출 찍은 ‘이 회사’

월 소득 100만원 미만 사업자, 816만명
배민 역대급 매출, 그러나 이익은 ‘뚝’
배달
배달의 민족 수익성 / 출처 : 연합뉴스

월 100만원도 벌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폐업 위기에 내몰리는 가운데,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4조 원이 넘는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이 ‘0원’인 개인사업자가 105만명, ‘월 100만원 미만’인 사업자는 816만명으로, 전체 자영업자의 75.7%가 생존선 아래에서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보다 무려 311만명이 증가한 수치다. 통계청은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이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20% 아래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이 폐업 위기에 내몰리는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서도,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4조 3,226억원이라는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다. ‘무료배달’ 정책으로 소비자들의 주문을 끌어모으며 음식 배달은 물론 장보기와 쇼핑까지 거래액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런 공격적인 성장 전략에도 불구하고, 배달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비용이 9,467억원이나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오히려 8.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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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 수익성 / 출처 : 연합뉴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4일,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조 3,226억 원, 영업이익 6,408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2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8.4% 줄었다. 늘어난 수요가 곧 이익이 되진 않았다 지난해 배민은 소비자에게 배달 팁을 받지 않는 ‘무료배달’ 정책을 도입해 공격적으로 수요를 끌어올렸다.

이 전략은 효과를 발휘했다. 주문량이 크게 늘며 음식 배달은 물론 장보기와 쇼핑 등 커머스 매출도 함께 뛰었다.

음식 배달과 장보기·쇼핑을 포함한 서비스 매출은 3조 5,598억 원으로 전년보다 약 31% 증가했다. 특히 장보기·쇼핑 주문 수는 369%, 거래액은 309%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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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 수익성 / 출처 : 연합뉴스

퀵커머스 대표 서비스인 ‘배민B마트’ 매출도 10% 증가한 7,568억 원을 기록했고, 연간 영업이익(EBITDA) 기준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 4조, 그 너머의 숙제는 수익성

하지만 수익성은 달랐다. 외주 용역비, 즉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배달비 성격의 비용이 무려 9,467억 원 증가했다.

결국,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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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 수익성 / 출처 : 뉴스1

배민은 올해에도 전략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포장 주문인 ‘픽업’ 서비스 강화와 커머스 확장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다음 달부터는 점주에게도 포장 주문 수수료 6.8%를 받는다.

대신 소비자에게는 할인 쿠폰과 이벤트를 통해 포장 주문을 장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간 300억 원 규모의 마케팅 예산도 편성했다.

앱 개편도 함께 이뤄진다. ‘픽업’ 탭을 메인 화면에 배치하고, 장바구니와 가게 상세 페이지에도 픽업 기능을 추가한다. 검색 기능 역시 픽업 가능 매장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개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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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 수익성 / 출처 : 연합뉴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배당 대신 5,372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해 소각했다.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가 보유한 지분을 줄이며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매출은 4조 원인데 왜 웃지 못하나’라는 의문이 계속된다.

매출과 함께 지출도 함께 커지는 구조 속에서, 배민의 다음 승부수는 수익성 회복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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