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 업체 폐업 피해 급증
지난해 폐업 관련 피해 2021년 대비 12.9배
피해 사례 80%는 연락두절로 미해결

“갑자기 문자 한 통으로 폐업 통보를 받았어요. 270만 원이 그냥 증발해 버렸죠.”
지난해 12월, A 씨는 동네 필라테스에서 70회 이용권을 계약했지만 2주 만에 날벼락을 맞았다.
업체가 보낸 폐업 문자 이후 연락은 완전히 두절됐고, 피 같은 돈은 그대로 사라졌다.
이처럼 2030 여성들이 선호하는 필라테스 업체들의 갑작스러운 폐업으로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여성들의 꿈과 돈을 앗아간 ‘필라테스 먹튀’ 급증세
한국소비자원이 3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1월까지 접수된 필라테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무려 3천635건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21년 662건, 2022년 804건, 2023년 1천21건, 지난해 1천36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한 달만 해도 112건이 접수되어 전년 동기(99건) 대비 13.1%나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폐업에 따른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체 피해구제 신청 중 폐업 관련 피해는 287건으로 7.9%를 차지했지만, 그 비율은 2021년 1.7%에서 지난해 13.7%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실제 건수로 보면 2021년 11건에서 지난해 142건으로 무려 12.9배나 폭증했다.
한 피해자는 “회원권을 판매할 때는 적극적이더니 폐업하고 나서는 아무런 연락도 없어요. 정말 억울합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 회복은 ‘별 따기’, 80%는 미해결로 남아
더욱 심각한 문제는 피해를 입어도 구제받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폐업 관련 287건의 처리 결과를 살펴보면, 사업자의 연락 두절 등으로 미해결로 남은 사건이 227건으로 무려 80%에 이른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업체가 잠적하면서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2023년 4월에는 전국에 25개 지점을 둔 대형 필라테스 체인점이 갑자기 임시 휴업을 통보하고 무기한 잠정휴업에 들어가 많은 회원들이 피해를 호소했다.
대전 유성구 한 백화점 지점에서는 피해자들이 모여 명단을 작성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저는 결혼 준비로 몸매 관리하려고 1년 치를 한 번에 결제했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결혼을 앞둔 한 회원은 눈물을 머금었다.
피해 막으려면 ‘할부 항변권’ 활용해야
한국소비자원은 이러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가격 할인 등 이벤트에 현혹되어 무리하게 현금으로 결제하거나 장기 계약을 맺지 말 것을 당부했다.
대신 20만 원 이상 결제 시에는 카드사에 할부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가급적 신용카드로 3개월 이상 할부 결제를 권장했다.
할부 항변권은 20만 원 이상을 3개월 이상 할부로 결제한 뒤 사업자 폐업이나 정당한 해지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카드사에 잔여 할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소비자의 권리다.
피해가 발생했을 때는 잔여 횟수나 계약 해지일 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고 신속하게 카드사에 할부 항변권을 행사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늘어난 업체들이 경쟁 심화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업체의 운영 기간과 평판을 꼼꼼히 확인하고 계약 전 환불 규정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충동적인 계약보다는 업체의 재정 상태나 운영 기간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가능하면 소액으로 단기 계약부터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비자원이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적극적으로 신고해 유사 피해 사례를 줄이는 데 동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