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의 교육 끝에
드디어 첫 출근한 필리핀 가사 관리사
과연 무사히 근무할 수 있을까?
지난달 6일, 인천공항에는 이른 새벽 비행기를 탄 필리핀 가사 관리사 100명이 입국했다.
필리핀의 정부 인증 자격증을 취득한 이들은 이후 한 달간의 특화교육을 받았으며, 그 끝에 드디어 출근했다.
그러나 최종 이용 가정으로 선정된 10가정 중 1가구가 신청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나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필리핀 가사 관리사의 입국은 외국인 가사 노동자 시범 사업에서 비롯되었다.
고용노동부는 저출산과 여성 경력단절 문제 해결을 위하여 사업을 실시했으며, 필리핀 가사 노동자 100명을 선발했다.
이 시범 사업 결과를 토대로 고용부는 내년 상반기, 1200명의 외국인 가사 노동자를 선발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고용노동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이 서비스를 신청한 가구는 총 731가구로, 자녀 연령과 맞벌이 여부 등을 고려해 157가정을 최종 선정했다.
가사관리사들은 총 160시간의 직무교육과 한국어 교육 등을 받았으며, 모든 준비를 마치고 3일부터 출근을 시작했다.
저소득층은 이용할 수 없는, 상류층을 위한 가사 도우미
그러나 최종 이용 가정으로 선정된 157가정 중 신청을 변경하거나 취소한 가정은 15가정에 달했다. 이는 10곳 중 1곳이 서비스를 취소한 셈이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취소한 이용자가 많아 한 달이라도 이용을 원할 경우 수시로 신청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상류층을 겨냥한 육아도우미 시스템이라는 의견이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일반적인 육아도우미의 경우, 1만 1천 원에서 1만 3천 원 수준의 시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시범 사업을 통해 들어온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의 경우, 4대 보험을 적용하면서 시급 1만 3700원을 받고 있다.
이에 한 전문가는 “저소득층 사람들은 이용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시간제 또한 상류층에 맞춰져 있다”라고 지적했다.
서비스 이용자가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시간제 기준 월 119만 원, 8시간 전일제로 계약하면 월 238만 원 수준이다.
실제로 비용 부분에서 부담을 느끼고 서비스를 취소하는 사용자도 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서비스를 신청했던 A씨는 “가사관리사가 마음에 안 들어도 계약기간인 6개월 동안은 취소가 안 된다”라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한 달에 한 번만 일정을 변경하거나 가사관리사를 쉬게 할 수 있으며, 미리 말하더라도 100% 위약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무 범위도 제대로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취소조차 어려운 계약이 시작되면, 과연 이런 서비스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