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사저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에 가압류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4-2단독 한성민 판사는 지난달 30일 가세연과 김세의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낸 부동산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여 인용 결정을 내렸다.
가압류 대상은 2022년 박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박 전 대통령 명의로 매입한 대구 달성군 유가읍 소재 사저다. 대지면적 1,676㎡, 연면적 712㎡ 규모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주거용 건물과 부속 건축물 3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가압류 결정으로 박 전 대통령은 해당 사저를 매매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게 됐다.
법조계는 이번 사건이 특별사면 이후 거주지 마련 과정에서 발생한 채무 불이행 문제가 법정 다툼으로 비화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향후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거주지 문제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5억 빌려주고 10억 못 받아… 4년째 분쟁
가압류 배경에는 4년 가까이 해결되지 않은 채무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김세의와 가세연은 2022년 사저 매입 과정에서 총 25억원을 차용해줬다. 이 중 15억원은 상환됐으나, 나머지 10억원(김세의 9억원, 가세연 1억원)은 변제되지 않았다.
김세의 측은 변제를 촉구하기 위해 두 차례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회신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법적 조치에 나선 것이다. 가압류는 채무자가 재산을 은폐하거나 매각하지 못하도록 임시로 압류하는 법원 처분으로, 강제집행에 대비해 재산을 보전하기 위한 조치다.
특별사면 후 새 둥지, 가세연 자금으로 마련
박 전 대통령은 2021년 12월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이후 이 사저로 이사했다. 당시 서울 내곡동 자택은 이미 벌금 및 추징금 미납으로 공매 처분된 상태여서 새로운 거처가 필요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영하 의원은 당시 “가세연이 도움을 준 게 맞다”며 박 전 대통령의 출판 인세 등으로 변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이 실행되지 않으면서 분쟁이 장기화됐다.
법원 판단과 향후 전망
서울중앙지법은 박 전 대통령이 사저 매입 과정에서 차용한 자금 중 일부가 장기간 변제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가압류 필요성을 인정했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가압류는 본안 소송 전 채무자의 재산 처분을 제한하기 위한 임시 조치”라며 “향후 본안 소송에서 10억원 규모의 채권 성립 여부와 변제 책임이 판가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의 입장 차이도 존재한다. 박근혜 측은 출판 인세 수익 배분 등과 관련해 채무 규모 산정에 이견이 있다는 입장을 보이는 반면, 김세의 측은 명확한 차용금 규모와 미변제 사실을 근거로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법원 판결에 따라 사저의 최종 처리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