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성년 주주, 40만명 육박
증여 후 증가 상승 시 절세 효과

“아빠, 나도 삼성전자 주주가 되고 싶어요!” 초등학교 3학년 김모군(10)의 간절한 바람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이뤄졌다.
경제 교육을 위해 아들에게 삼성전자 주식 50주를 선물한 김군의 아버지는 “아들이 매일 아침 스마트폰으로 주가를 확인하고, 경제 뉴스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어린 나이부터 투자를 경험하는 ‘미니 개미’들이 급증하면서, 국내 대표기업 삼성전자의 미성년 주주가 40만명에 육박하는 새로운 투자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
삼성전자 미성년 주주, 5년 새 22배 급증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삼성전자의 20대 미만 주주는 39만4,88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주주 516만명의 7.65%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들이 보유한 주식의 총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미성년 주주들은 평균 49주, 약 266만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확산된 ‘영끌’ 투자 열풍과 함께, 부모 세대의 달라진 금융교육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2019년 말 1만8,301명에 불과했던 미성년 주주가 5년 만에 22배나 증가한 것은 이러한 사회적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적금이나 보험이 자녀 교육의 주된 금융 수단이었다면, 최근에는 직접 투자를 통한 실전 경제 교육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증여세 절감을 위한 부모들의 재테크 전략도 한몫했다. 세무사 이모씨는 “미성년 자녀의 경우 2,000만원까지 증여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장기 투자 관점에서 주식 증여가 효과적인 자산 이전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하면서 미성년 주주 수도 소폭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말 43만1,642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말에는 39만1,869명으로 줄어들었다.
반도체 업황 부진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주가가 5만원대 박스권에 갇힌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며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냈다. 이 중 3조원은 이미 취득과 소각을 완료했으며, 추가로 3조원 규모의 매입을 진행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향후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미성년 투자자들의 증가세가 단순한 현상이 아닌 금융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금융교육 전문가 박모씨는 “어릴 때부터 투자를 경험하면서 금융시장의 작동 원리와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다”면서도 “부모의 적절한 지도와 함께 장기적 관점의 투자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