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에 1조 달러 넘었다”…
한국 건설의 새 도약

불황으로 인해 내도록 어려움을 겪던 한국 건설 업계에 드디어 활짝 웃을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 건설업계가 해외 수주 누적 금액 1조 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건설 시장에서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는 소식이다.
한국의 첫 해외 건설 프로젝트는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인 1965년, 태국 고속도로 공사로 시작됐다. 당시 현대건설은 일본, 독일 등 세계 16개국과 경쟁하며 극적으로 수주에 성공했다.
이후 1970년대, 중동의 오일 달러가 전 세계를 흔들던 시기에 한국 건설업계는 두바이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전역에서 대규모 플랜트와 인프라 공사를 진행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특히 1981년에는 연간 수주액 136억 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이 시기 한국 건설은 전 세계 해외 수주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며 ‘중동 건설 신화’라는 표현까지 만들어냈다.
하지만 중동 의존도가 너무 높았던 것이 독이 되었다. 1980년대 후반,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중동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가면서 한국 건설업계는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한국 건설업계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장 다변화 전략을 채택했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마련했다.

특히 동남아시아에서의 인프라 공사와 도시 개발 사업은 연간 수주액을 다시 상승세로 전환시키는 발판이 됐다.
이제는 2조 달러 시대를 향하여
한국 건설업계가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한 가격 경쟁력 때문이 아니었다.
기술력과 신뢰를 기반으로 약속한 시간과 비용 내에서 프로젝트를 완료하는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의 강점을 인정받았다.

이후 세계 최고층 빌딩인 부르즈 칼리파, 세계 최장 현수교인 튀르키예 차나칼레 대교,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등 난도 높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2조 달러를 향한 여정은 녹록지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고환율,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개발사업과 스마트 건설 기술 도입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도시 개발 등 고부가가치 프로젝트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2조 달러 시대를 여는 핵심 열쇠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