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정학적 불안의 그늘 아래 잔뜩 웅크렸던 6조 달러 규모의 자금이 시장으로 되돌아오면서, 증시는 단숨에 고점 기록을 다시 썼다.
16일(현지시간)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26% 오른 7,041.28에 마감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0.36% 상승한 24,102.70에 거래를 마쳐 이날까지 1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이를 2009년 이후 최장 연속 상승 기록이라고 전했다.
주간 기준으로 S&P 500은 약 3% 올라, 이란과의 갈등으로 입었던 낙폭을 모두 만회했다.
미-이란 협상 낙관론, 상승장의 최대 연료
이번 상승장의 핵심 촉매는 중동 지정학 리스크의 완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10일간 공식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에 대해서도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며 주말 중 추가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오면서 투자 심리를 반영하는 공포지수(VIX)는 18.17로 6.77% 하락했다.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프리미엄이 축소되며 위험자산 전반으로 자금이 재유입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TSMC 호실적에 반도체 훈풍…밈 주식도 부활
반도체 업종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1분기 사상 최대 순이익을 발표하면서 AMD가 7.8%, 인텔이 5.48% 각각 급등했다. 실적 기대감이 섹터 전반으로 전이된 결과다.
투자 심리가 살아나면서 이른바 ‘밈 주식’ 현상도 재현됐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마이세움(Myseum)은 회사명을 ‘Myseum.AI’로 변경한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하루 만에 129% 폭등했다. 전날까지 주당 1.44달러의 동전주였지만, 이날 3.3달러까지 치솟았다. 운동화 업체 올버즈는 AI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뒤 전날 582% 폭등했다가, 이날 35.8% 급락하는 극단적인 변동성을 드러냈다.
“사상 최고치 후 숨고르기 없는 상승, 매우 이례적”
시장 전문가들은 상승 기조를 인정하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다. 퍼스털링 캐피털매니지먼트의 로버트 핍스 디렉터는 로이터에 “전쟁은 여전히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단일 요인”이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숨고르기 없이 상승세를 지속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미-이란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을 경계하는 신중론도 부상하고 있다. 밈 주식 열풍과 과열된 투자 심리가 동반 나타난다는 점은, 전문가들이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주목하는 근거 중 하나로 거론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