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민간 비아파트 공급 급감으로 흔들리는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공공 매입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한다. 국토교통부는 2026~2027년 2년간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 9만호를 공급한다고 22일 발표했다.
이는 2024~2025년 공급 물량 3만6천호 대비 2.5배 늘어난 규모다. 최근 3년(2023~2025년) 비아파트 착공 물량이 장기 평균(2016~2025년)의 20~30% 수준에 그치며 공급 기반이 사실상 붕괴된 데 따른 응급 처방이다.
서울·경기 규제지역에 6만6천호 집중…신축 매입이 핵심
9만호 중 6만6천호(73.3%)는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규제지역에 집중 배치된다. 유형별로는 신축 매입 5만4천호, 기존주택(기축) 매입 1만2천호로 구성된다.
신축 매입 비중을 크게 늘린 것이 이번 대책의 특징이다. 공공이 확실한 판로를 보장함으로써 PF 경색으로 멈춰선 중소 건설·시행사의 사업 재개를 유도하는 구조다. 정부는 비아파트 공급이 정상화될 때까지 목표 물량을 초과하더라도 매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매입 문턱 확 낮춘다…’부분 매입’·’10호 이상’ 허용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한 규제 완화도 함께 추진된다. 기존에는 동 단위 전체 매입만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일부 호수만 사들이는 부분 매입도 허용된다. 최소 매입 기준도 서울 19호·경기 50호에서 전국 공통 10호 이상으로 낮춰 소규모 물건도 매입 대상에 포함된다.
기존주택 매입 시에는 규제지역에 한해 건축연한 제한을 두지 않는다. 노후 빌라·다가구 등도 조건만 맞으면 매입 대상이 된다. 금융 지원도 강화해 LH의 토지 확보 지원금을 토지비의 최대 80%까지 높이고, HUG의 PF 대출 보증을 확대해 사업자 초기 자금 부담을 토지비의 약 10% 수준으로 줄인다.
“전세사기 불안 해소 효과”…인프라 수용 능력은 과제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전세사기 불안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비아파트 시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전세사기 우려를 공공 매입임대 사업으로 해소해 수요자들에게 보다 안전한 주거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비아파트 매입임대 확대는 공공이 마중물 역할을 하고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구조”라면서도 “규제지역 도심 내 단기간에 공급이 집중되는 만큼 인프라 수용 능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6만6천호가 특정 지역에 집중될 경우 교통·학교 등 생활 인프라 부담과 지역 주민 반발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