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주말 영업하자 쿠팡 ‘결제 뚝’… 유통 경제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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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휴업일 영향
서울 시내 대형마트 / 연합뉴스

대형마트가 일요일에 문을 닫으면 전통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10년 넘은 정책 논리가 흔들리고 있다. 오히려 그 빈자리를 쿠팡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이 채워왔다는 분석이 국책연구기관을 통해 처음으로 수치로 확인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이진국 선임연구위원은 21일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시사하는 유통 정책의 전환 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대구·서울·부산 등 의무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바꾼 지역을 분석해, 정책 전환의 실제 효과를 계량적으로 제시했다.

분석 결과 대형마트 매출은 대구에서 4.7%, 서울 서초·동대문구에서 2.8%, 부산에서 6.2~7.9%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그동안 우려의 핵심이었던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매출은 대부분 지역에서 유의미한 감소가 확인되지 않았다.

온라인이 빼앗아간 ‘일요일 장보기’

유통 구조 변화의 규모는 가히 폭발적이다. 쿠팡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무점포 소매업 사업체 수는 2006년 1만4,589개에서 2023년 39만1,049개로 약 27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조8,000억 원에서 96조3,000억 원으로 약 25배 뛰었고, 전체 유통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에서 40% 이상으로 확대됐다.

반면 대형마트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점포 확장 기반의 성장에서 벗어나 매출 감소 국면에 접어들었다. 의무휴업일 규제가 설계될 당시의 경쟁 구도, 즉 ‘대형마트 대 전통시장’ 프레임이 이미 유효성을 잃었다는 의미다. 이제는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모두가 온라인 플랫폼에 밀리는 ‘동반 약자’ 구도에 놓였다는 시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 / 연합뉴스

‘오프라인 역전환’…쿠팡 결제 줄었다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온라인 소비를 오프라인으로 일부 되돌렸다는 실증 결과도 제시됐다. 대구 지역에서 평일 전환 이후 쿠팡·마켓컬리 등을 포함한 온라인 전체 결제금액이 2.9%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대별로는 20대 3.7%, 30대 2.6%, 40대 3.5%의 온라인 결제 감소가 확인됐다.

특히 맞벌이 가구나 초·중·고 자녀를 둔 40대에서는 일부 시점에 온라인 결제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관찰됐다. 주말에 마트를 이용하지 못하는 대신 온라인을 택했던 소비자들이 평일 전환 이후 오프라인으로 돌아왔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이번 분석은 2024년까지의 신한카드 결제 자료에 근거해,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의 소비 행태 변화는 반영되지 않았다.

KDI “소비자 후생을 정책 기준으로 세워야”

편의점은 서울에서 약 4%의 매출 감소가 나타났다. 대형마트가 주말에 영업을 재개하면서 기존에 편의점을 대체재로 활용하던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KDI는 지자체가 주말 소비 집중도와 온라인 소비 비중을 기준으로 삼아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을 적극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향후 제도 유지·완화·해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가격·접근성·선택권 등 소비자 후생을 정량 평가하는 ‘소비자 영향평가 제도’의 도입도 제안했다. 이진국 연구위원은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에 대해 “온라인·오프라인 간 경쟁이 활성화해 소비자 후생은 올라간다”면서도 “전통시장에 대한 악영향은 별도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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