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우유 일부 제품 세척수 혼입
‘ESG 경영’으로 소비자 신뢰 쌓여
“기업의 실수를 이렇게 너그럽게 보는 건 처음이네요.” 매일유업이 최근 일부 우유 제품에서 세척수가 혼입된 사실을 공개하고 자발적 회수를 결정했다.
통상적이라면 소비자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을 법한 상황.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오히려 “이런 기업이라 믿고 산다”는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25년간 수익성은 뒤로 하고 선천성 대사질환 아이들을 위해 특수 분유를 만들어온 기업의 진정성이 통한 것이다. 과연 무엇이 이런 특별한 신뢰를 만들어낸 걸까.
25년간 이어온 ‘생명 살리기’ 프로젝트
매일유업은 1999년부터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을 가진 유아들을 위해 특수 분유를 개발, 생산해왔다.
현재 8종 12개 제품으로 구성된 특수 분유는 특정 아미노산을 제거하고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 성분을 보충한 것이 특징이다.
한 소비자는 “아기가 장염에 걸렸을 때 의사가 매일유업 분유를 처방하면서 특수 분유 생산이 기업에 손해가 크다고 말했다”며 “우리나라에도 이런 윤리적 기업이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평생 한 번도 먹어볼 일 없지만, 누군가에겐 생명줄”
특수 분유 생산은 일반 분유와 달리 24시간 기계 세척과 소독이 필요한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다.
수익성보다 환아들의 건강을 우선시하는 이른바 ‘ESG 경영’의 대표적 사례다.
한 시민은 “선천성 대사질환으로 하늘나라로 간 오빠에게 매일유업이 저단백 식품들을 보내줬었다”며 “평소 잘 못 먹는 음식을 해주니 신나서 먹던 오빠 모습이 아직도 생각난다”고 회상했다.
소비자 신뢰의 근간, 투명한 정보 공개
이번 제품 회수 사태에서도 매일유업은 즉각적인 원인 파악과 함께 자발적인 회수 조치를 결정했다.
회사 측은 “설비 세척 중 작업 실수로 극소량의 제품에 세척수가 혼입된 것이 확인됐다”며 투명하게 상황을 공개했다.
광주공장에서 제조된 ‘매일우유 오리지널 멸균 200ml’ 중 소비기한이 2025년 2월 16일인 제품이 회수 대상이다.
매일유업은 “앞으로도 소비자의 안전과 제품의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매일유업은 단순한 유제품 제조사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신뢰가 쌓여 이번 제품 회수 사태에서도 소비자들의 넓은 이해를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