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단 일주일 만에 8% 급등
금리 인하와 토허제 해제가 촉매제
“양극화 더 심화될 것” 전망 지배적

“핵심 지역은 신고가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데, 외곽은 하락세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라는 변수가 맞물리면서 강남 부동산 시장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토허제 해제 후 강남 집값 급등세
23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의 분석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된 후(12~20일)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의 아파트 평균 거래 가격은 24억 5139만 원으로 해제 전(1~11일)보다 8.0%나 상승했다.

실제로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는 최근 31억 원에 거래돼 지난해 10월보다 2억 5000만 원이나 올랐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가 가능해지면서 거래량과 가격 모두 급등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은, 3년 만에 기준금리 인하로 매수 여력 확대
토허제 해제만으로도 강남 집값이 들썩이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는 시장에 추가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5일 기준금리를 3%에서 2.75%로 0.25%p 인하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세 번째 기준금리 인하다.
통상 금리 인하는 자금 조달 부담을 줄여 부동산 구매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금의 강남 상승세를 이끄는 것은 40대의 갈아타기 수요층”이라며 “금리 인하로 이들의 자금 조달 여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 3구 가격 오름세는 연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 내 지역 간 양극화 심화 불가피
그러나 전문가들은 강남발 상승세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에 불이 붙는 동안 서울 외곽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아파트 값은 1월부터 2월 둘째 주까지 평균 0.11% 하락했다.
노원구 월계동 한 아파트는 이달 17일 7억 9800만 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달보다 5000만 원이나 떨어진 금액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실랩장은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지역은 매물을 받아줄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며 “금리 인하로 강남권을 선호하는 양극화가 더 분명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서울 부동산 시장은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여의도 등 선호 지역에만 금리 인하와 토허제 해제 효과가 나타나고, 나머지 지역은 수요 부재로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