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효자였는데 ”중국에 무너졌다”…결국 결단 내린 롯데

롯데케미칼, 여수 2공장 가동 중단
한국 화학산업 생존 위기, 대책은?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가동 중단 / 출처: 연합뉴스

“공장 가동을 중단할 정도라니, 상상도 못 했어요.”, “중국의 저가 공세 때문에 국내 경제에 타격이 가서 걱정이에요.”

한때 한국 경제의 효자 노릇을 하던 석유화학 산업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2일, 롯데케미칼이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2공장의 가동을 전격 중단하며 질소를 채워 넣어 설비를 보호하는 ‘박스업’ 작업이 시작됐다.

70여 명의 직원들은 다른 공장으로 전환 배치될 예정인데, 이는 단순한 공장 하나의 중단이 아닌, 한국 화학산업이 맞이한 구조적 위기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가동 중단 / 출처: 연합뉴스

롯데케미칼 공장 가동 중단, 원인은 ‘중국’?

이번 가동 중단의 근본 원인은 중국발 저가 공세로, 중국은 지난 수년간 공격적인 설비 증설을 통해 세계 석유화학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특히 에틸렌글리콜(EG)과 산화에틸렌유도체(EOA) 등 기초 화학제품 시장에서 중국의 물량 공세는 가히 압도적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의 경쟁은 처음부터 치킨게임이었다”며 “원료를 전량 수입해야 하는 한국 업체들이 중국의 저가 공세를 버텨내기란 불가능한 싸움이었다”고 토로했다.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가동 중단 / 출처: 연합뉴스

실제로 롯데케미칼은 올해 들어서만 6,6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3분기에만 4,136억 원의 적자를 냈다.

이러한 위기는 단순히 외부 요인만이 아닌 한국 화학산업의 구조적 취약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원료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나프타분해시설(NCC) 중심의 산업구조, 고부가가치 정밀화학 분야에서의 기술력 격차, 각종 환경 규제와 중대재해처벌법 등 새로운 규제의 도입이 겹치면서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된 것이다.

밀려드는 중국발 저가 공세… 한국 화학기업 생존 ‘위기’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가동 중단 / 출처: 연합뉴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추세가 일시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자급률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전기요금 상승과 인건비 증가 등 운영비용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한국 화학기업들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미 저수익 자산 매각에 나섰으며, 여수와 대산 공장에서 원가 절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가동 중단 / 출처: 연합뉴스

하지만 이러한 자구책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한국 화학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과감한 포트폴리오 전환과 함께, 해외 생산기지 확대를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여수공장 가동 중단은 한국 화학산업이 직면한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경종이자, 산업 구조 전반의 혁신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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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케미컬만 저런거임. 첨단소제쪽은 공장늘리는중임. 참고로 케미컬은 예전 호남석유화학. 첨단소제는 제일모직 혹은 삼성 SDI임

  2. ㅇㅇ 삼성은 희한하게 확장함. 셀트리온도 막 이것지것개발해서 기업유지및성장하려는것같고 저기가호남대표기업이라면 발전없어서 그런것으로밖에 ….ㅂ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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