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채용 반등 뚜렷
중견기업은 고용 한파 지속
10년 만에 최저치 기록

대기업은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는 반면, 중견기업은 채용을 줄이며 인력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졌다.
얼어붙은 고용 시장으로 인해 쉽게 취업하지 못하는 청년들도, 그 청년들을 지켜보는 부모들도 속을 태우는 상황이다.
대기업 활기, 중견기업은 위축됐다
인크루트가 19일 발표한 ‘2025 하반기 채용 동향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은 지난해와 비교해 채용 계획을 크게 늘린 반면, 중견기업은 10년 만에 가장 낮은 확정률을 기록했다.
대기업의 경우 채용을 확정한 비율이 59.7%로 지난해보다 24.8%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역대 최저치를 찍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세 자릿수 규모로 뽑겠다고 밝힌 기업 비율이 20.9%로 늘어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반면 중견기업의 채용 확정률은 43%에 머물러 전년 대비 7.4%포인트 하락했고, 이는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치로 기록됐다.
채용 규모도 축소돼 두 자릿수 이상을 계획한 기업은 줄고, 한 자릿수 채용을 선택한 곳이 70% 가까이로 늘어났다.
실적 부진이 고용 한파로 이어졌다
중견기업이 채용을 줄이는 배경에는 올해 상반기 실적 악화가 자리하고 있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500대 중견기업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6조 34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절반이 넘는 269곳의 영업이익이 줄었고, 60곳은 적자로 돌아섰다.
가장 큰 타격은 IT와 전기전자 업종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 3462억 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올해 1조 100억 원으로 쪼그라들며 25%나 줄었다.
서진시스템, 더블유씨피, 다원시스, 제이앤티씨, 와이솔 등이 나란히 하락세를 기록하며 업황 부진이 두드러졌다. 건설과 건자재 업종도 42.5% 감소하며 연쇄적인 충격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견기업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관세정책 같은 대외 변수에 더 크게 흔들린다”며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고용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수의 중견기업은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며 인력 채용을 줄이고 있다. 대기업이 공격적으로 인재 확보에 나서는 것과 달리 중견기업은 버티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격차가 지속될 경우 청년들의 취업 기회가 더욱 좁아지고, 산업 전반의 성장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올해 채용 시장은 ‘대기업 활황, 중견기업 위기’라는 이중적 현실을 드러냈다. 회복세가 일부 영역에서 포착되었지만, 전체적으로는 불안정성이 여전했다.
채용시장 온도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기업의 체력과 업종별 경기 흐름이라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