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과 4개월 만에 1,600포인트를 달린 코스피가 이제 ‘7,000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20일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5,650에서 7,250으로 무려 28.3%(1,600포인트) 끌어올리며 증권가의 강세 전망에 불을 지폈다. 지난해 말만 해도 ‘꿈의 목표’로 불렸던 5,000포인트가 이제는 하방 지지선으로 재설정되는 역사적 전환점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AI 산업 발전으로 반도체 실적이 상향 조정된 게 EPS(주당순이익)를 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목표가 상향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적정 PER(주가수익비율)을 12배로 제시하며, 이는 코스피 배당성향이 향후 3년간 22%, 25%, 28%로 확대된다는 가정에 근거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순이익, 259조원으로 89% 급증
목표가 대폭 상향의 핵심은 반도체 업종의 폭발적 실적 개선이다. 지난해 말 기준 반도체 순이익 전망치는 137조원에서 259조원으로 89% 상향되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은 각각 최대 180조원, 148조원에 달한다. 반도체 종목들이 코스피 전체 순이익의 96%를 차지하는 만큼, 이들의 실적 개선은 지수 전체의 재평가로 직결됐다.
코스피는 2025년 10월 27일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한 이후 2026년 1월 22일 5,000선 진입, 2월 중순 5,600선까지 뚫으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 연구원은 “지수 하단은 기존 EPS보다 5% 내린 547포인트에 PER 9배(10년 평균-표준편차)를 적용해 4,900으로 제시한다”며 강력한 지지선을 예고했다.
증권가 일제히 7,000 돌파 전망
한국투자증권만 강세를 전망하는 것은 아니다. NH투자증권은 12개월 목표가 7,300을, 씨티그룹은 연중 목표가 7,000을 제시했다. JP모건은 강세장 시나리오에서 7,500까지 가능하다고 내다봤으며, KB증권은 2027년 상반기 7,500을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반도체 호황 사이클을 근거로 한국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글로벌 거시경제나 반도체 업황에 와해적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코스피 4,000포인트 시대는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했다”고 평가했다. 대신증권도 올해 상반기 코스피 지지선을 5,000포인트로 제시하며 강세장 지속을 전망했다.
상반기 반도체 랠리, 하반기는 업종 다각화
김대준 연구원은 “코스피는 기존대로 상반기 상승, 하반기 횡보를 예상한다”며 “지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주된 근거는 반도체 이익 급증인데, 이것은 연초와 현재가 다르지 않다”고 분석했다. 상반기 중 반도체 주도 랠리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는 “추가로 이익 민감도가 높아진 국면에서 실적 개선이 가능한 자동차, 은행, 조선, 기계 등 업종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과 연기금의 코스닥 강제 편입(5%)도 구조적 매수 수요를 창출하며 증시 상승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배당소득세 경감과 법인세 인상이 상충되는 정책 일관성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의 지속 여부와 실적 개선 속도가 7,000 돌파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