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급격한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빚을 내서 주식을 구입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주가 하락으로 인한 반대매매 가능성이 이들의 공포를 증폭시키고 있다.
반대매매란 증권사가 신용거래로 주식을 산 투자자에게 추가 증거금을 요구하고, 이를 내지 못할 경우 보유 주식을 강제로 매각하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전체 증시에도 부담이 되어 시장의 하락 압력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투자협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 융자 잔고가 지난 1일 기준으로 총 19조516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코스피 시장이 10조 9250억 원, 코스닥 시장은 8조 5909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 융자는 증권사가 투자자로부터 받은 일정한 증거금(신용거래보증금)을 기반으로 주식 매매대금을 빌려주는 금융 서비스이다.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고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연초 대비 2조 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연초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약 17조 5584억 원이었으나 현재는 그 수치가 크게 증가했다. 또한 신용거래와 유사하지만 만기가 3거래일인 위탁매매 미수금도 9250억 원에 달한다.
주식시장 변동성 속 개인 투자자의 신용거래 위험 증가
신용거래 융자와 위탁매매 미수금, 두 가지 방식 모두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레버리지 효과를 노리며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신용거래는 주가가 상승할 때는 큰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으나, 주가가 하락할 경우 이자 부담과 함께 손실도 증가한다.
특히, 개인 투자자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거나 담보 비율이 하락하여 요구 수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증권사는 보유 주식을 강제로 매각하는 반대매매를 진행한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추가 증거금을 내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매도하는 것으로, 이는 주가에 더 큰 하방 압력을 가하게 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추가 폭락이 나타나면 반대매매 규모가 급격히 커질 수 있다”며, “이는 주가에 대한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금융감독원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일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72억 원에 달했다. 또한, 지난 6월 3일에는 170억 원의 반대매매가 발생했다.
이번 주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반대매매 위험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65% 급락하여 2676.19 포인트로 장을 마감했으며, 이는 2020년 8월 이후 최대의 하락 폭이다.
특히, 반도체 대기업 SK하이닉스는 10% 이상 급락하여 주가가 ’17만 원대’로 떨어졌으며, 삼성전자도 9% 이상 하락하며 ‘7만 원대’로 내려갔다.
글로벌 경제지표 약화와 높아진 실업률에 경기 침체 우려 확산
문제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6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8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7월 실업률은 예상치 4.1%를 웃도는 4.3%로 집계됐다. 이와 동시에 나스닥지수는 이틀 사이에 4.67% 하락하며 시장의 불안정성을 더욱 증폭시켰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약화된 경제 지표가 향후 시장 변동성을 더욱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낮아진 시장 눈높이조차 충족시키지 못한 경제지표가 발표되면서 시장은 다시 빠르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며 “당분간 침체 우려가 반영되면서 시장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시장 상황 속에서 반대매매 규모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주가 추가 하락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반대매매로 인해 대량의 주식이 시장에 쏟아질 경우, 해당 종목의 주가는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