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27위 기록 “자랑 아닙니다”…1년 만에 성적표 받아 든 한국 ‘어쩌나’

기업 효율성 21계단 하락 충격
스위스는 1위로 올라서며 웃어
정치 불안정이 한국 경쟁력 발목

“아시아의 강호라 불리던 한국이 경쟁력 순위표에서 추락하고 있다.”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이 흔들리는 모습이 현실로 드러났다.

세계 경제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이 지난해 달성한 역대 최고 성적을 불과 1년 만에 되돌리며 심각한 경쟁력 하락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기업 환경 악화가 겹치면서 한국 경제의 체질적 약점이 국제사회에 고스란히 노출된 셈이다.

국가경쟁력 27위…지난해 대비 7계단 하락 충격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17일 발표한 ‘2025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69개국 중 27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20위에서 크게 하락한 수치다.

특히 기업 효율성 분야가 23위에서 44위로 무려 21계단이나 추락하며 전체 순위 하락을 주도했다.

IMD는 매년 경제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등 4개 분야에서 총 337개 세부 항목을 평가해 국가가 기업 환경을 조성하는 역량과 기업의 효율적 운영 능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한국 대기업 경쟁력은 41위에서 57위로 급락했으며, 기업의 위기 대응 능력을 평가하는 ‘기회·위협 대응’ 지표는 17위에서 52위로 곤두박질쳤다.

생산성, 노동시장, 금융, 경영 관행, 태도·가치관 등 기업 효율성 관련 모든 부문이 일제히 하락하며 한국 기업의 대응력 약화를 여실히 보여줬다.

인프라도 급락, 교육 경쟁력 하락 충격

기업 효율성뿐만 아니라 인프라 분야도 11위에서 21위로 10계단 하락했다. 기본 인프라, 기술 인프라, 과학 인프라, 보건·환경, 교육 등 모든 부문에서 순위가 일제히 떨어진 것이다.

특히 도시관리와 유통 인프라 효율성, 디지털·기술 인력 확보, 사이버 보안 역량 등이 낮은 평가를 받았다.

교육 부문에서도 초·중등과 대학 교육 순위가 모두 하락세를 보이며 미래 경쟁력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는 한국의 장기적 성장 동력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는 결과다.

정치적 불안정이 경쟁력 발목 잡아

평가 결과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정치적 불안정 부문이 50위에서 60위로 크게 하락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 계엄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증가와 기업 심리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남녀 실업률 격차 부문도 21위에서 33위로 떨어지며 사회적 형평성 문제도 드러났다.

이런 하락세 속에서도 경제 성과와 정부 효율성 분야는 각각 11위, 31위로 집계돼 작년보다 5계단, 8계단 상승하는 성과를 보였다.

경제 성과 분야에서는 국제무역, 국제투자, 물가 등의 부문이 순위 상승을 이끌었고, 정부 효율성은 재정, 조세정책, 제도 여건 등의 부문에서 개선됐다. 다만 기업 여건과 사회 여건에서는 하락하며 명암이 엇갈렸다.

이번 결과는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함을 명확히 보여준다. 정치적 안정을 바탕으로 기업 경쟁력과 인프라 역량을 강화하는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의 유연성과 혁신 역량을 키우는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