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한국 경제 뇌관 ‘경고음’, 이대로 괜찮나

자영업자 연체율 11년래 최고치
중소기업도 부실경고…NPL 급증
하반기 미국발 충격 더 커질 수도
대출
연합뉴스

시중은행들이 연일 기록을 갱신하는 부실지표를 보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빠르게 상승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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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은 평균 0.49%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보다 0.14%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67%로, 단 5개월 만에 0.19%포인트나 급등하며 부실 위험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연체율, 11년 만의 경고

연체율 상승은 가계, 기업, 특히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고르게 나타났다. 가계대출은 0.36%, 중소기업은 0.71%, 전체 기업은 0.60%로 집계됐다. 이는 모두 전년 말 대비 0.2%포인트 안팎의 상승이다. 일부 은행에선 개인사업자 연체율이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대출 연체율
카드대출 연체율 / 출처: 뉴스1

은행별로 보면, A은행의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0.56%로 10년 11개월 만의 최고치였고, B은행 역시 같은 항목에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중소기업과 전체 기업 연체율도 대부분 8~11년 만에 정점을 찍었다.

NPL(고정이하여신) 비율 또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KB·신한·하나·NH농협 4개 은행의 평균 NPL 비율은 5월 기준 0.45%로, 지난해 말보다 0.12%포인트 뛰었다. 중소기업의 NPL 비율은 같은 기간 0.49%에서 0.65%로 급등했다.

고금리·미국 관세, 악재는 끝나지 않았다

은행권은 이 같은 부실지표의 급등 원인으로 장기화된 고금리와 내수·수출 부진, 그리고 대외 불확실성을 꼽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는 최근 다소 하락했지만, 그동안의 고금리 영향이 연체율 상승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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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
출처 – 연합뉴스

무엇보다 하반기에 예상되는 미국의 관세 정책 강화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미국 관세정책의 영향으로 국내 기업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소비 심리 회복도 지연되면서 경제 성장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우려된다”며 “당분간 연체율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은행권도 대출 건전성 관리 강화

은행들도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우리은행은 부실 여신 관리 강화를 위해 연체관리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 중이다. 이들은 자영업자·소상공인 같은 취약 차주에게 맞춤형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최장 10년 분할상환 방식으로 대출 구조를 변경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산업별 경기 대응력을 기준으로 위험 수준을 면밀히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출 기준과 산업 등급 평가를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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