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지난해 무역 규모가 2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반도체 호황이 수출 확대를 견인한 가운데, 무역 시장에 참여한 기업 수는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관세청이 30일 발표한 ‘2025년 기업무역활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통관 기준 무역액은 1조3천119억 달러로 전년 대비 2.4%(305억 달러)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와 경기 둔화로 2023년 감소했던 무역액이 2024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기업 수·수출액, 나란히 역대 최고
지난해 무역 활동 기업 수는 27만9천651개사로 전년보다 2.3%(6천399개사) 늘며 2017년 통계 집계 시작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출 기업 수는 10만1천792개사로 처음으로 10만 개사를 넘어섰고, 수출액은 7천74억 달러로 3.7%(254억 달러) 증가해 기업 수와 수출 규모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수입 기업은 23만3천759개사로 2.1% 늘었고, 수입액은 6천44억 달러로 0.8% 증가했다. 수출 증가폭(3.7%)이 수입 증가폭(0.8%)을 크게 웃돌며 무역수지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전기제품, 수출의 3분의 1 책임졌다
지난해 수출을 주도한 핵심 품목은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제품으로, 전체 수출액의 33.2%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급증이 한국 수출 회복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고 평가한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전체 수출의 25.1%를 담당하며 1위를 기록했고, 기업 유형별로는 연간 수출액 1천만 달러 이상의 선도기업이 전체 수출의 91.9%를 책임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수의 대형 수출 기업이 무역 성장을 지탱하는 구조적 특성이 여전히 뚜렷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퇴출 기업 급증·가젤 기업 감소…신생기업 환경은 ‘경고등’
외형 성장 이면에는 구조적 과제도 드러났다. 지난해 무역 시장에서 퇴출된 기업은 6만6천926개사로 전년보다 6.4%(4천22개사) 증가했다. 새롭게 진입한 기업(7만3천325개사)이 퇴출 기업보다 많았지만, 퇴출 속도가 빠르게 늘고 있어 시장 내 경쟁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수출 기업의 1년 생존율은 49.9%로 2021년 저점 이후 4년 연속 상승하며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진입 5년 이내 신생 수출 기업인 ‘가젤 기업’ 수는 1천132개사로 전년보다 2.8%(33개사) 줄었다. 무역 전문가들은 대형 선도기업 중심의 수출 집중도를 완화하고 신생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향후 무역 생태계의 핵심 과제라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