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기업 수출 52.9% 급증…’K자형 성장’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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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수출 대기업 비중
부산항 신선대부두 / 연합뉴스

올해 1분기 한국 수출이 역대급 호조를 기록했다. 그런데 그 과실은 일부 대형 기업에 극도로 쏠려 있는 모습이다.

2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잠정)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전체 수출액은 219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8% 증가했다. 수입액은 1694억 달러로 10.9% 늘었다.

표면적인 수출 급증세 이면에는 뚜렷한 구조적 쏠림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 수출 상위 10대 기업의 무역집중도가 50.1%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반도체가 견인한 대기업, IT부품 수출 124.6% 폭증

대기업 수출액은 158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2.9% 급증했다. 전체 수출 증가율(37.8%)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산업별로는 전기전자 수출이 1195억 달러로 80.6% 늘었고, 반도체를 포함한 IT부품 수출이 124.6% 급증하며 사실상 전체 수출 증가를 주도했다. 자본재 수출도 60.9% 뛰었으며, IT제품(65.8%)과 수송장비(10.6%)도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내구소비재인 자동차 등이 줄면서 소비재 수출은 전체적으로 3.1% 감소했다. 대기업의 소비재 수출만 놓고 보면 감소폭은 10.3%에 달했다.

국가데이터처, 뉴스1

중소·중견 증가율, 대기업의 5분의 1 그쳐

중견기업 수출액은 313억 달러로 7.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소기업 수출액도 291억 달러로 10.7% 늘었지만, 대기업(52.9%)과의 격차는 압도적이다.

수출 상위 10대 기업의 무역집중도는 지난해 1분기 36.6%에서 2분기 38.3%, 3분기 40.5%, 4분기 43.4%를 거쳐 올해 1분기 50.1%로 가파르게 치솟았다. 전년 동기 대비 13.5%포인트(p)나 상승한 수치다. 상위 100대 기업의 집중도도 73.4%로 7.2%p 올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현상을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간 수출 격차가 동시에 벌어지는 ‘K자형 성장’으로 분석한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는 특수한 환경이 소수 대형 기업에 수혜를 집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동남아·중국 수출 급증…중동은 역성장

권역별로는 동남아 수출이 705억 달러로 61.4% 증가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 수출도 429억 달러로 49.0% 늘었고, 미국 수출은 411억 달러로 35.7% 증가했다.

반면 중동(-13.9%), 독립국가연합(-13.5%), 동구권(-5.8%) 수출은 줄었다. 특정 지역과 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심화되는 구조적 편중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종사자 규모별로는 250인 이상 기업의 수출이 43.8% 증가하며 전체를 주도했고, 10~249인 기업(12.0%)과 1~9인 기업(11.8%)도 모두 늘었다. 수출기업 수는 6만 7531개로 전년 동기보다 2.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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