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뚫었다, ‘300억 달러 벽’…1분기 경상수지 분기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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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사이클과 흑자
연합뉴스

단 석 달 만에 지난해 연간 흑자의 60%를 채웠다. 올해 1분기(1~3월) 한국 경상수지 흑자가 737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3월 한 달에만 373억 3,000만 달러의 흑자를 올리며 월간 기준으로 사상 처음 300억 달러 선을 돌파했다.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7.6% 급증하며 이 같은 결과를 이끌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수출 전선을 강타하면서, 통상적인 1분기 계절성(흑자 축소)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반도체 혼자 137% 뛰었다…수출 ‘역대 최대’ 기록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1분기 상품 수출액은 2,301억 9,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1,905억 달러)와 비교해도 20.8% 늘어난 수치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가 789억 2,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37.6% 폭증했다. 정보통신기기(+71.1%), 석유제품(+24.1%), 선박(+14.2%)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 김영환 경제통계 1국장은 “통상 1분기에는 상품수지 흑자가 축소되는 계절성이 있다”며 “그러나 예상을 넘은 수출 호조로 올해 1분기 상품수지 흑자 폭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1분기 흑자 잭팟 실적
뉴스1

1분기에 연간 60% 채웠다…연간 전망 상향 불가피

이번 1분기 흑자액(737억 8,000만 달러)은 지난해 전체 연간 흑자(1,230억 5,000만 달러)의 59.96%에 달한다.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자체가 사상 최대였음을 감안하면, 올해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경상수지를 1,700억 달러로 제시했다. 상반기 목표치(863억 달러)의 88%를 1분기 단독으로 이미 달성한 만큼, 연간 전망치의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송백훈 동국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반도체 수출량 증가에 가격 상승까지 겹쳤다”며 “올해 3·4분기까지는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도 “연간 수출 목표 8,000억 달러를 초과 달성할 경우 일본을 앞지를 수도 있다”며 수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란 전쟁·유가 상승…하반기 ‘암초’ 현실화 우려

낙관론에 균열을 가져올 변수도 뚜렷하다. 지난 2월 28일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과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하반기 경상수지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태황 교수는 “전쟁 발발 이후 추가 무역 계약이 위축된 측면이 반영되면, 2분기 이후 수출 실적이 기대치만큼 달성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3월 수출은 전쟁 초기 충격이 본격 반영되기 전 수치라는 점에서, 4월 이후 데이터가 향후 흐름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 김영환 국장도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면 연간 경상수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역대 최대 흑자의 여세를 이어갈지, 아니면 중동발(發) 충격이 하반기 흐름을 바꿀지가 올해 경제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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