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전성기 찾아올 줄 몰랐다”… 수출 ‘대박’ 터진 K-기업들의 비결

북미·중동서 쌍끌이 수출 호조
AI 인프라 수요도 기폭제 역할
관세 리스크 넘긴 ‘공장 증설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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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전력기기의 호황 / 출처 : 연합뉴스

“이 정도의 전성기가 찾아올 줄은 몰랐다.”

최근 국내 전력기기 업계 관계자들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났다. 수주잔고는 19조 원에 육박하고, 가동률은 100%에 근접했다.

북미와 중동의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 인공지능 인프라 확대, 각국의 전력 자립 정책이 겹치면서 한국 전력기기 산업이 사상 초유의 슈퍼사이클을 맞이했다.

북미·중동이 이끈 슈퍼사이클…AI 붐이 ‘불쏘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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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전력기기의 호황 / 출처 : 뉴스1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1조 147억 원, 영업이익 2182억 원, 순이익 1534억 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가 분기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효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7380억 원의 생산 실적을 올리며 전년보다 40% 이상 증가한 성과를 냈다. 이처럼 두 기업의 합산 수주잔고는 약 19조 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50% 넘게 늘어났다.

LS일렉트릭도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반 수주 증가에 힘입어 수주잔고를 3조 9000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북미 고객사로부터의 신규 수주가 급증하며 해당 지역 비중이 50%를 넘었다.

이처럼 시장 판도가 급변한 가운데, 각 사의 실적은 단순한 반짝 상승이 아닌 구조적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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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전력기기의 호황 / 출처 : 뉴스1

HD현대일렉트릭의 미국 매출은 전년 대비 74.7% 급증한 3889억 원을 기록했다. 사우디 비전2030 프로젝트 등으로 촉발된 중동 수요도 60% 넘게 늘었다.

특히 중동 시장은 단순한 수출처를 넘어, 향후 신재생 전력 인프라 확장과 맞물려 한국 기업들에게 전략적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뿐 아니라 UAE, 카타르 등도 대규모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어 후속 수주 가능성도 크다.

미국 빅테크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또한 호황에 불을 지폈다.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반 등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요가 대폭 확대되며, 기업들은 내수 부진을 수출로 상쇄하고 있다.

미국 공장 증설로 ‘관세 변수’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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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전력기기의 호황 / 출처 : 연합뉴스

지금 업계가 택한 전략은 단순하다. 수요가 몰리는 미국 현지에 공장을 더 짓는 것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앨라배마 제2공장을 2027년까지 완공하기 위해 약 1850억 원을 투입하고 있다.

효성중공업도 미국 멤피스 공장에 687억 원을 들여 증설 작업을 진행 중이며, 추가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아직 본격적인 건설에 나서진 않았지만, 이미 텍사스에 부지를 확보한 상태다.

이처럼 한국 전력기기 기업들은 단기적인 관세 충격을 피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북미 시장에 깊이 뿌리내리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나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는 단발성 흐름이 아닌 장기적인 구조 변화”라며 “지금의 투자 확대가 앞으로의 10년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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