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농식품 수출 1위 시장 등극
관세 폭탄에 국내 식품기업 초긴장
불닭볶음면·빼빼로·김치 등 타격 우려

“이제 막 돈 좀 버나 했는데”, “발등에 불이 떨어졌네” 미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국내 식품기업들의 얼굴이 어두워지고 있다.
K푸드의 미국 시장 돌풍, 이대로 멈추나
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대미 농식품 수출액이 15억 9천만 달러(약 2조 2천억 원)를 기록하며 일본, 중국을 제치고 1위 시장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K푸드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미국 시장은 국내 식품기업들의 놀이터였다. 불닭볶음면을 앞세운 삼양식품은 해외 매출의 28%를 미주 지역에서 올렸고, 롯데웰푸드의 빼빼로는 미국 코스트코 입점과 함께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18만 명이 참여한 ‘빼빼로데이’ 행사를 성공리에 치렀다.
오리온 또한 북미 주요 유통망에서 꼬북칩을 앞세워 32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는 K푸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특히 라면, 과자, 김치 등 한국의 대표 식품들이 미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수출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런 상승세가 관세 인상이라는 새로운 장벽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 생산 고민하는 기업들
관세 인상 가능성에 기업들은 다양한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가격 인상이나 마진 축소 등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오리온은 꼬북칩 단일 품목의 연 매출이 400억 원을 넘으면 현지 생산 공장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대상의 ‘종가’ 김치는 이미 미국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산 수출 물량이 더 많아 관세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러한 기업들의 고민은 단순히 생산 거점의 이전만이 아닌, K푸드의 정체성과 품질 유지라는 더 큰 과제와 맞닿아 있다.
현지 생산으로 전환하면 관세 부담은 줄일 수 있지만, 한국산 제품만의 고유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과제가 대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태스크포스 가동하며 대응책 마련
농림축산식품부는 미국 신행정부의 통상 정책을 예의주시하며 태스크포스를 운영 중이다.

“농식품 분야 영향을 최소화하고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대응할 계획”이라며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주류 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던 상황이라 관세 인상은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정부와 기업이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미중 무역갈등의 여파가 한국 식품 산업에 미칠 영향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K푸드의 세계화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지혜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