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쉬인 거센 공세 속
국내 플랫폼, 매출·이익 모두 증가

“요즘 무신사 들어가면 사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중국 플랫폼이 가격은 싸도 퀄리티는 못 따라오지”
저가 공세를 앞세운 중국 온라인 플랫폼들의 국내 시장 침투가 본격화됐지만, 국내 패션 플랫폼은 외형 성장과 수익성 모두를 지켜내며 반전을 일궈냈다.
고물가와 소비 위축이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국내 주요 패션몰들은 실적 방어에 성공하며 산업 내 존재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해 매출 1조 2427억 원을 기록하며 설립 이후 처음으로 연 매출 1조 원대를 돌파했다. 거래액도 4조 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도 86억 원 적자에서 지난해 1028억 원 흑자로 돌아서며 처음으로 네 자릿수 흑자를 달성했다.
에이블리는 매출 3342억 원, 거래액 2조 5000억 원으로 모두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별도 기준 거래액도 여성 패션 플랫폼 최초로 2조 원을 돌파했으며, 2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갔다.
지그재그와 W컨셉도 각각 흑자 전환에 성공하거나 이익 규모를 늘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실적은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 플랫폼들이 국내 시장을 적극 공략하던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가격보다 품질과 브랜드를 우선하는 소비자 인식 변화가 국내 플랫폼의 경쟁력을 지지한 셈이다.
20~30대 잡은 ‘K패션’과 MZ 맞춤 전략
패션 플랫폼의 성장 배경에는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K패션 브랜드의 약진이 있다.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등은 마뗑킴, 하고하우스 등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적극 유치하며 소비자 선택지를 넓혔다.

또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상품 추천 시스템과 리빙·뷰티 등 카테고리 확장 전략도 고객 유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업계는 “좋은 옷을 오래 입으려는 소비자 인식 변화가 국내 플랫폼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해외시장 공략 본격화… 글로벌 무대서도 존재감 키운다
실적에 자신감을 얻은 국내 플랫폼들은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신사와 에이블리는 일본 시장에서 K패션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고, W컨셉은 미국, 호주, 영국 등 45개국에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업계는 “K-브랜드를 앞세운 국내 업체들이 품질과 기획력, 기술력으로 충분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플랫폼의 공세에도 흔들리지 않고 버틴 국내 패션 플랫폼의 저력은, 이제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