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팔고 떠난 외국인
바이오·AI 인프라주 매수
차익실현 성격, 매수 기회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8조 8230억원 규모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개월간 순매수 우위였던 외국인이 갑자기 매도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거 팔아치우며 반도체 대장주에서 이탈했다. 대신 바이오주와 AI 인프라 관련주로 갈아탔다.
외국인 투자자, 8.8조 규모 순매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1일부터 17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총 8조 8230억원 규모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9월(7조 910억원), 10월(5조 9460억원)보다 매도 규모가 더 커진 것으로, 외국인이 석 달 만에 다시 강한 매도세로 전환했다는 신호다.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반도체 업종이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1조 7330억원어치를, SK하이닉스는 무려 5조 4090억원어치를 매도하며 가장 많이 판 종목 1·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고평가 부담에 차익 실현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의 반도체 매도 배경에 대해 “AI 관련주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최근 원화 약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까지 겹쳤다”고 분석했다.
또한 반도체 외에도 조선·기계 업종에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5840억원, 한화오션 3600억원, 삼성중공업 1880억원 규모로 각각 순매도됐다.
또 다른 관계자는 “펀더멘털에 이상이 생긴 것이 아니다”라며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신호가 외국인의 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소외됐던 바이오·AI 종목에 관심

하지만 외국인의 자금이 완전히 시장을 이탈한 것은 아니었다. 이들이 매도한 자금 중 일부는 바이오주와 AI 인프라 관련 종목으로 이동했다.
셀트리온은 3390억원어치 순매수되며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으로 기록됐고 SK바이오팜(930억원), 알테오젠(920억원)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에 들었다.
또한, AI 인프라 관련 기업인 이수페타시스(2210억원), LG CNS(1700억원) 역시 외국인의 집중 매수 대상이 됐다.

이에 증권가는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기존의 고평가 종목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이나 그동안 소외됐던 섹터로 자산을 재배치하는 전략”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