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꿈꿨던 평안한 노후인데 ”대책이 없어요”…부모도 자식도 ‘발 동동’

치매 노부모 돌보는 자녀들 ‘이중고’
경제적 부담과 정신적 스트레스 ‘벼랑 끝’
늘어나는 노인인구에 사회 시스템 한계 직면
돌봄 부담
치매 노부모 돌봄 부담 증가 / 출처: 연합뉴스

“아버지가 또 헤매시다 집을 못 찾으셨어요. 잠시라도 눈을 떼면 어디로 사라지실지 몰라 불안해요. 간병인 비용도 감당하려니 가정 경제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서울에 사는 이 모(54) 씨는 치매 진단을 받은 아버지를 돌보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24시간 간병인에게 지급하는 돈은 하루 15만 원으로, 한 달이면 450만 원에 달한다. 형제들과 분담해도 부담이 크다.

이 씨는 “부모님 돌봄과 생계 사이에서 날마다 고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돌봄 부담
치매 노부모 돌봄 부담 증가 / 출처: 연합뉴스

치매 환자 급증하는 ‘100만 시대’… 사회적 부담 가중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대한민국은 곧 ‘치매 환자 100만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12일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97만 명인 치매 환자는 내년 100만, 2044년엔 200만 명을 넘을 전망이다.

치매 환자는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가족이나 돌봄 인력의 도움이 절실하다.

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치매 환자와 함께 살지 않는 가족도 주당 평균 18시간을 돌봄에 쏟고 있다.

돌봄 부담
치매 노부모 돌봄 부담 증가 / 출처: 연합뉴스

환자 가족의 45.8%는 돌봄 부담을 느끼고, 40%는 신체적·정신적·경제적 측면에서 삶의 부정적 변화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특히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은 지역사회 거주 시 1천733만 9천 원, 시설·병원 입소 시 3천138만 2천 원에 달한다. 그중 돌봄비 비중(67.0%)이 의료비(25.3%)보다 훨씬 커 경제적 부담이 심각하다.

가족붕괴 위협하는 노인 돌봄 부담

한편 치매뿐 아니라 전반적인 노인 돌봄 문제가 가족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돌봄 부담
치매 노부모 돌봄 부담 증가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통계청에 따르면 간병비는 2023년 5월 기준 전년 대비 11.4% 상승했으며, 코로나19 이전 일당 7~9만 원에서 현재 12~15만 원으로 급증했다.

하루 24시간 간병인 비용은 월 400만 원을 넘어 일반 가정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난 1월 국민건강보험 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이러한 현실 속에서 돌봄제공자의 42.1%는 심각한 부담을 호소했고, 33.7%는 우울증이 의심되는 상태였다.

정부와 지자체, 대응책 마련 서둘러

돌봄 부담
치매 노부모 돌봄 부담 증가 / 출처: 연합뉴스

노인 돌봄 문제는 개인과 가족의 한계를 넘어 사회적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러한 문제 인식 속에 정부는 ‘국민 간병비 부담경감방안’을 통해 2027년까지 간병비 부담을 약 10조 7천 억원 경감할 계획이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확대해 이용자를 230만 명에서 400만 명으로 늘릴 예정이며, 현재는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간병비 40~50%를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전국 시·군·구에 재택의료센터를 설치하고, 간병 인력 공급기관의 등록제를 도입해 서비스 품질을 향상할 예정이다.

돌봄 부담
치매 노부모 돌봄 부담 증가 / 출처: 연합뉴스

지자체 역시 독자적인 대책을 마련 중이다. 지난해부터 서울시는 가족돌봄청년 지원을, 광주 서구는 가족돌봄청년수당을 신설하고, 여러 지자체에서 저소득층 노인 간병비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고령화로 간병은 더욱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며 “돌봄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공적 지원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제 노인 돌봄은 더 이상 개인과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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