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에 꽂힌 2030 재테크족, 연금투자 열풍
세제 혜택에 연금저축 30대 가입자↑

“적금 만기 자금을 고민 없이 연금저축으로 옮겼어요. 세제 혜택을 생각하면 당연한 선택이었죠.” 직장인 김모씨(32)의 말처럼, 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 연금투자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한때 ‘먼 미래의 이야기’로 여겨지던 노후 준비가 이제는 젊은 세대의 필수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30대의 연금저축 가입 증가율은 21.8%로, 40대(14.2%)와 50대(18.2%)를 크게 앞지르며 연금투자의 새로운 주역으로 부상했다.
900만원 납입 시 148만 5천원 공제

젊은 세대가 연금투자에 뛰어드는 가장 큰 이유로 강력한 세제 혜택이 있다. 정부는 현재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연간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세액공제율은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총급여 5,500만 원 이하인 경우 16.5%, 5,500만 원 초과인 경우 13.2%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연봉 5500만원 이하 직장인이 매년 900만원을 납입하면 16.5%인 148만5000원의 세금을 공제받을 수 있다. 추후 연말정산이나 종합소득세 신고 시 납부할 세금이 148만 5000원보다 적으면 그만큼 환급받을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수익 실현 시점의 과세 이연 효과다. 일반 투자계좌에서는 수익이 발생하면 즉시 과세되지만, 연금계좌에서는 55세 이후 연금 수령 시점까지 과세가 미뤄진다.
이 기간 동안 세금 납부액을 추가 투자에 활용할 수 있어 복리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나금융연구소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소비자의 평균 금융자산이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30대 밀레니얼 세대의 투자 성향 변화다.
이들의 금융자산 중 투자자산 비중은 2023년 22%에서 2024년 28%로 크게 확대됐다. 특히 절세 효과가 있는 ISA나 ETF, 연금상품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진다.
디지털 플랫폼의 발달도 젊은 세대의 연금투자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연금저축 계좌가 출시 2개월 만에 10만 계좌를 돌파했다.
간편한 계좌 개설 절차와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가 2030세대의 호응을 얻고 있다.

연금투자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기혼 가구 10곳 중 8곳은 노후 자금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평균적으로 은퇴 시점까지 9억2천만원의 자산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는 충분한 노후 생활을 위해 필요한 금액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2030세대의 연금투자 열풍은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조기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향후 정부의 세제 지원 확대와 금융사들의 상품 다각화가 이어진다면, 이러한 트렌드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