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소용돌이 끝났지만 “아직 갈 길 멀어요”…경제계 목소리 낸 이유

경제계 “총력전 펼칠 때” 주문 쏟아져
트럼프 관세 겹치며 ‘외교+경제’ 과제

“경기 좀 살아나겠죠?”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인용한 4일, 혼란스러운 정국을 끝내고 경제에 집중하자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정치 불확실성에 얼어붙었던 경제가 다시 제자리를 찾길 바라는 기대감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맞서기 위한 ‘경제 총력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경제6단체를 비롯한 재계는 이날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며, 조속한 국정 정상화와 민생 경제 회복을 촉구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논평에서 “내수 침체, 산업 경쟁력 약화,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복합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경제계는 성장 기반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이번 결정이 국론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2기 관세 폭탄… 진짜 시험대 오른다

이날 경제계가 유독 ‘통상 대응’을 강조한 데에는 미국발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로 인해 미국과의 무역에 의존하는 대기업은 물론, 수출 중심의 중소기업들까지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한경협은 “통상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며 “국제 협상력을 총동원해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 이후 수출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은 정치 불확실성으로 계약 취소나 발주 지연 등의 피해를 겪었다.

헌재 결정 이후 자영업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외식업계나 도소매 업종은 폐업이 이어지고 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건수는 2만 건을 넘겼고, 국세청 집계상 작년 한 해 폐업 신고 사업자는 98만 명에 달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탄핵이 끝나며 정치적 열기를 경제 회복에 집중시킬 때”라며 “초당적 협력으로 민생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계가 입을 모은 메시지는 하나다. 불확실성은 줄었고, 이제는 실질적인 경기 회복에 모든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정부가 대미 협상 채널을 본격 가동할 때”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이제는 그 말이 현실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제 시험문제는 나왔고, 남은 건 해답을 찾는 일”이라며 “정치권은 갈등을 뒤로 하고 경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