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문 닫는다”…대기업도 ‘속수무책’ 황금알 낳던 사업이 어쩌다

면세업계 구조조정 본격화
현대면세점, 동대문점 문 닫는다
인력 재배치·희망퇴직 병행 추진
면세점
현대면세점 사업 축소 / 출처 : 뉴스1

“버틸 만큼 버텼다. 이제는 결단할 때다.”

현대면세점이 오는 7월 말까지 동대문점을 폐점하고, 무역센터점도 매장 규모를 축소한다고 밝혔다.

1일 현대백화점그룹은 “국내 면세시장 불황 장기화에 따른 경영 효율화 조치”라며 이 같은 계획을 공식화했다.

현대면세점은 이번 조치를 통해 현재 운영 중인 시내면세점 두 곳 가운데 하나를 접고, 또 다른 한 곳은 3개 층에서 2개 층으로 축소해 고정비 부담을 덜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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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면세점 사업 축소 / 출처 : 연합뉴스

회사 측은 “그간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과 소비 트렌드 변화 등으로 경영 환경이 크게 악화됐다”며 “적자 해소와 사업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매장 축소에 이어 인력 구조조정도 본격화된다. 현대면세점은 조직 효율화를 위한 내부 개편과 더불어, 고객 접점 부서로의 전환 배치와 희망퇴직을 병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실적 악화를 막기 위한 ‘긴급 처방’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면세점은 2024년에도 28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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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면세점 사업 축소 / 출처 : 연합뉴스

면세업 진출 이래 계속된 적자에 더해, 코로나19 이후 중국 단체 관광객 회복 지연과 고환율, 보따리상 수수료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면세업계 전반 ‘비상등’… 롯데·신세계도 적자 행진

현대뿐만이 아니다. 국내 면세업계 전체가 지난 한 해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69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신세계면세점은 359억 원, 롯데면세점은 1000억 원대 손실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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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면세점 사업 축소 / 출처 : 연합뉴스

문제는 단순한 ‘불황’이 아니라 구조적 한계다. 면세점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중국 보따리상 수요는 줄었고, 고정 수수료 지급 부담은 여전하다.

이에 따라 면세점들은 일제히 사업 구조 전환에 나서고 있다.

롯데는 다이궁과 거래를 전면 중단했고, 신라와 신세계는 개별 관광객 유치와 고부가 소비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제 면세점들은 ‘양보다 질’에 방점을 찍고 있다. 단체보다 개별 관광객, 대량보다는 프리미엄 소비로의 전환이 핵심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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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면세점 사업 축소 / 출처 : 연합뉴스

실제로 신세계면세점은 프랑스산 한정판 위스키를 출시했고, 루이비통 인천공항 매장을 통해 1인당 매출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면세점도 중국 대형 크루즈 단체, 글로벌 기업 인센티브 단체 유치를 통해 ‘고객의 질’을 높이려 하고 있다.

한동안 ‘호황의 상징’이었던 면세점이 위기의 길목에 서 있다.

현대면세점의 결단은 업계 전반의 위기 신호탄이자, 체질 개선을 위한 첫 단추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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