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을 넘어 외곽까지 번지는 상승세
토지거래허가제 실효성 의문 제기
강남·용산 토허제 연장 가능성

“한 번 오르기 시작하면 멈추질 않네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라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 발표 이후에도 서울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열기가 이제 외곽 지역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7월 대출 규제를 앞둔 실수요자들의 움직임과 함께 규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해졌다고 지적한다.
강남권 재점화된 상승세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현재 1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3월 24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에 토지거래허가제를 확대 재지정했지만, 둔화되었던 상승세는 5월부터 다시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3월 3주 0.25%까지 올랐던 아파트값 상승률은 5월 초 0.08%까지 낮아졌다가 6월 첫째 주에는 다시 0.19%로 확대됐다.
6월 둘째 주 기준으로는 송파구(0.50%), 서초구(0.42%), 강남구(0.40%) 등 강남3구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으며, 용산구도 0.29% 올랐다.

강동구(0.32%), 마포구(0.30%), 성동구(0.26%) 등 인접 지역은 물론 양천구(0.32%), 영등포구(0.24%) 등으로도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다.
외곽 지역으로 확산되는 열기
이러한 상승세는 강남권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5월 성북구의 상승 거래 비중은 46.8%로, 4월(42.3%)보다 4.6%포인트 증가했다.
노원구도 상승거래 비중이 44.5%로 전월보다 4.5%포인트 늘었다. 금천구 역시 4월 44.7%에서 5월 46.3%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상승 거래 비중은 47.3%에서 47.9%로 0.6%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쳐, 이들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거래량도 함께 늘고 있다. 성북구와 노원구의 5월 거래량은 각각 258건, 338건으로 집계됐다.
실거래 신고가 2개월에 걸쳐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종 집계 시 전월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5월 15일 성북구 장위동 ‘장위 자이레디언트’ 전용 84㎡는 역대 최고가인 14억 4천750만 원에 거래됐다.

토허제 무색케 하는 시장 동향
이렇게 외곽 지역까지 거래량과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토지거래허가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일 기준 5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482건으로, 4월(5368건)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5월 최종 거래량이 7000~8000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토허제가 4년째 유지되고 있는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지역에서도 신고가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일 여의도동 장미아파트 전용 133㎡는 30억 원의 최고가를 기록했고,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는 지난 1일 전용 183㎡가 무려 101억 원의 신고가에 거래됐다.
이런 상황에도 서울시는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 5단지 등 재건축 추진 14곳에 대한 토허제를 내년 6월까지 1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9월에 재지정 여부가 논의되는 강남3구와 용산구 역시 연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오랫동안 규제로 거래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7000건 정도는 과거 평균에 모자란 수준”이라며 “서울 아파트값 하향 안정화가 반드시 바람직한 목표인지 재고해야 하며, 소폭 증가하는 거래량과 가격을 과도하게 문제 삼아 추가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강북은 멀었어요. 강남의 1/3 값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