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꿈도 못 꿔요”…역대급으로 벌어지자 서민들은 ‘한숨만’

서울 부동산, 양극화 심화
강남 3구만 상승세 뚜렷
서민들에겐 ‘꿈의 집’ 더 멀어져
서울
아파트 양극화 / 출처: 뉴스1

“강남 30평 아파트 한 채 사려면 74년 모아야 한다고?” 한 직장인의 탄식이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서울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는 역대 최악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방 집값은 크게 떨어지고 서울 내에서도 강남과 비강남 간 격차가 벌어지는 ‘이중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강남 지역만 꾸준히 오르고 있어 일반 서민들에게 내 집 마련은 점점 더 멀어지는 꿈이 되어가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더 심해진 ‘강남 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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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양극화 / 출처: 뉴스1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지난 28일 발표한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윤석열 정부 3년 동안 지방과 서울, 강남과 비강남 지역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5억 6000만 원에서 4000만 원(8%) 떨어졌으며, 5대 광역시도 4억 1000만 원에서 5000만 원(13%)이 하락했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30평형 아파트 평균 시세는 4억 7000만 원(18%)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정택수 부동산국책사업팀 부장은 “윤석열 정부는 강남공화국의 오명을 더 강화하고 말았다”며 “서울의 똘똘한 한 채를 사고자 하는 수요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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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양극화 / 출처: 연합뉴스

서울 내 양극화와 불가능한 내 집 마련의 꿈

강남 편중 현상은 서울 내 부동산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KB부동산의 ‘월간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5.8로 집계됐다.

이는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로, 서울에서 고가 아파트 한 채를 팔면 저가 아파트 5.8채를 살 수 있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3월 기준 서울 고가 아파트 평균가격은 28억 2912만 원으로 전달 대비 2.8%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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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양극화 / 출처: 연합뉴스

반면 저가 아파트 평균가격은 4억8976만원으로 전달보다 0.4% 줄어 그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가 이어지면서 서울 내 집값 격차도 계속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평균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 강남의 30평형 아파트 한 채를 사려면 무려 74년이 걸리는 것으로 예측됐다. 3년 전보다 5년이 더 늘어난 수치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HR테크기업 인크루트 조사에 따르면 첫 취업 평균 연령이 2020년 기준 31세로 높아진 점을 고려할 때, 평생 일해도 강남에 집을 마련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현실이다.

이에 경실련은 “21대 대통령은 부동산으로 손쉽게 부를 얻을 수 없도록 불로소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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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양극화 / 출처: 뉴스1

서울과 지방, 역대 최대로 벌어진 가격 격차

서울 내 양극화도 심각하지만, 전국으로 시야를 넓히면 부동산 양극화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상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12억 8360만 원)은 하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1억 1648만 원)의 11.02배에 달했다.

이는 KB부동산이 통계를 집계한 이래 16년 만의 최고치로,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얼마나 심화되었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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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양극화 / 출처: 연합뉴스

이러한 양극화가 발생한 이유는 지방 아파트값 하락에서도 찾을 수 있다. 지난해 전국 하위 20% 아파트 평균가는 1월 1억 1815만 원에서 12월 1억 1648만 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같은 기간 상위 20% 평균가는 12억 1982만 원에서 12억 8360만 원으로 오히려 상승하면서 지방과 서울의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양극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은 상급지 중심의 갈아타기 수요가 주도하고 있다”며 “취득세 부담 등으로 집을 여러 채 사기 어려운 상황에서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맞물려 양극화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도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그는 “미분양과 입주 물량이 적고 수요가 많은 강남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어, 이 같은 양극화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일반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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