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유 대란 오나…호르무즈 봉쇄, 공급보다 ‘가격’이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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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호르무즈 통행료 현실화 시 국내 기름값 0.5% 인상 효과" | 연합뉴스
정부 “호르무즈 통행료 현실화 시 국내 기름값 0.5% 인상 효과” /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3주 이상 이어질 경우 항공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유럽을 중심으로 고조되고 있다. 국내 항공유 공급은 당장 숨통이 트여 있지만, 가격 폭등이라는 복병이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현재 공장 가동률 90% 이상을 유지하며 항공유를 공급 중이다. 정부도 비축유 방출 없이 4~5월을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수급 자체보다 가격 급등이 더 심각한 문제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치솟은 국제 유가는 현재도 고공행진 중이다.

단기 공급은 버텨…비축유 방출 없이 4~5월 대응

정유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수출 물량 일부를 내수로 돌리는 방식으로 국내 공급을 우선 방어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12일 방송에 출연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보유한 재고까지 더하면 4~5월은 비축유 방출 없이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해사기구(IMO)·해양수산부·마린트래픽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정유사 관련 유조선 7척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기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란 전쟁 이전에 도입된 원유는 대부분 소진됐고, 이후 추가로 들여온 원유가 정제돼 나가고 있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호르무즈 '역 봉쇄' 예고에 국제유가 급등 - 뉴스1
미국 호르무즈 ‘역 봉쇄’ 예고에 국제유가 급등 / 뉴스1

진짜 문제는 가격…두바이유 40% 폭등, 137달러까지 터치

항공유는 국제 시세에 연동돼 거래되며, 최고가격제나 상한선 같은 가격 통제 장치가 적용되지 않는다. 국제 유가 변동이 제품 가격에 즉각 반영되는 구조다.

두바이유는 이란 사태 발발 전인 2월 27일 배럴당 71.81달러에서 지난 3월 9일 100달러를 돌파한 뒤 137달러까지 치솟았다. 4월 10일 기준으로는 100.75달러로, 사태 이전 대비 40.3% 오른 수준이다. 현재는 100~120달러 사이를 오가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태 초기 공급망 차질 우려로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지속 등으로 국제 유가가 추가 상승하면 항공유 가격 역시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 1위 수출국도 ‘장기화’엔 한계…원유 수급이 최대 변수

한국은 세계 1위 항공유 수출국으로, 미국 웨스트 코스트 항공유 수입의 85%를 공급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정제되는 원유의 70%는 중동산에 의존하고 있어, 봉쇄가 장기화하면 생산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리는 방식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다. 원유 반입 자체가 줄어들면 이 대응책도 한계에 부딪힌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가격이 문제지만 향후 이란 사태 악화로 원유 수급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스와프(Swap) 제도 등을 활용한 공급망 다변화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중동 사태가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할 경우 공급망 안정화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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