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이면 판도 바뀐다”… SK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먼저 칼 빼든 ‘차세대 메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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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F
SK하이닉스 M16 전경/출처-SK하이닉스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부품으로 떠오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독주가 10여년 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차세대 메모리인 ‘고대역폭플래시(HBF)’가 2038년을 기점으로 HBM 시장을 역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HBM 아버지’로 불리는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전날 ‘HBF 기술 개발 성과 및 로드맵 발표회’를 개최하고 차세대 메모리 시장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HBF는 낸드플래시를 수직으로 쌓아 용량을 극대화한 초대용량 메모리로,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은 HBM과 개념이 유사하다. HBM이 속도를 담당한다면, HBF는 용량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게 된다.

김 교수는 “AI 시대를 10단계로 나눈다면 지금은 1~2단계에 불과하다”며 “현재 엔비디아 중심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혁신은 한계에 도달했으며, 추후 메모리가 성능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속도는 HBM, 용량은 HBF… AI 시대 메모리 양대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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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KAIST 교수/출처-연합뉴스

메모리 업계는 HBF를 AI 시대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PC 시대에는 중앙처리장치(CPU)가, 스마트폰 시대에는 저전력 기술이 핵심이었다면, AI 시대에서는 메모리가 경쟁의 중심축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속도를 결정하는 것이 HBM이고 용량을 결정하는 것이 HBF”라며 “초기 핵심 부품은 반도체이고 그중에서도 결국 승부를 가르는 것은 메모리”라고 설명했다. HBF 관련 기업으로는 생산자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샌디스크 등이 있으며, 수요자로는 AMD, 구글, 엔비디아 등이 거론되고 있다.

SK하이닉스 2027년 양산 목표, 삼성은 신중 모드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출처-연합뉴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샌디스크와 함께 HBF 규격 표준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샌디스크와의 협업을 통해 2027년까지 첫 양산을 시도할 예정이다. 샌디스크는 그보다 한 달 앞선 지난해 7월 HBF 개발을 이끌 기술 자문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구체적인 행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 교수는 “현재 SK하이닉스, 샌디스크, 키오시아 세 회사가 시장에 공식적으로 뛰어들었으며, 삼성전자는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언급 외엔 큰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2038년 역전 전망… “HBM 선두주자들이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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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F 개념도/출처-샌디스크, 연합뉴스

업계는 HBF 시장 규모가 2038년을 기점으로 HBM 시장을 역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BF와 HBM의 개념이 유사한 만큼 기존 HBM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 교수는 “AI 시대에는 메모리가 산업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속도를 결정하는 HBM과 용량을 책임지는 HBF를 모두 구현할 수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AI 시대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HBM 기술 선점 경험이 HBF 개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향후 10년 이상 메모리 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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