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앱에서 ‘일본해’ 먼저
독도도 여전히 ‘리앙쿠르’ 표기
“한국 접속자 기준 안 지켰다”

국내에서 구글을 통해 날씨를 검색하면 ‘동해’가 아닌 ‘일본해’가 먼저 뜬다. 접속 위치가 한국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식 표기가 우선 노출되면서 이용자들의 혼란과 불쾌감이 커지고 있다.
검색엔진 분야에서 세계 1위 점유율을 차지하며 세계 최대 검색 엔진이라는 위상을 지닌 구글이 자사의 원칙조차 어긴 채 특정 국가 편향성을 드러냈다는 비판도 함께 불거졌다.
접속 위치는 한국인데… 일본해 먼저 노출
이 문제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동해안을 찾은 여행객들의 제보에서 시작됐다. 사용자 A 씨는 “날씨 앱에서 동해를 검색했는데 ‘일본해(동해)’로 표기돼 당황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구글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동해’가 기본적으로 노출돼야 한다는 구글의 자체 정책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부분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구글이 국가별 표기 원칙을 어기고 일본해를 앞세웠다”고 지적했다. 구글이 한국 사용자의 감정과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힘을 얻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구글 지도에서 ‘독도’를 검색하면, 한국과 일본에서는 각각 자국 명칭이 뜨지만 그 외 국가에서는 여전히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되고 있다.
이 용어는 일본이 국제 사회에 퍼뜨린 표현으로, 독도의 영유권 분쟁을 희석시키는 효과를 노린 명칭이다.
서 교수는 “독도 표기 문제는 이전에도 논란이 있었지만, 구글은 사실상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용자 접속 국가에 따라 표기를 달리하겠다는 구글의 설명과 달리, 정작 실행에는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지도 반출 문제까지…정부도 ‘불쾌’
이번 논란은 구글이 최근 우리 정부에 요구한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 이슈와도 맞물린다. 구글은 한국 정부에 1대 5천 축척 지도의 해외 반출을 요청하며 “길찾기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정도 정밀도 지도는 몇몇 국가만 제작할 수 있어 보안상 민감한 정보”라며 구글의 논리를 반박했다.

최진무 경희대 교수는 “전 세계 길찾기 서비스를 운영하는 구글이 왜 유독 한국만 문제 삼는지 납득이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청와대 등 보안 시설을 흐릿하게 처리해 달라는 정부 요청에 응하지 않은 점도 불신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외교가에서는 이 사안이 향후 한미 정상회담에서 비관세 장벽의 일환으로 언급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번 구글의 표기 논란은 단순한 지도 서비스의 문제가 아니라, 외국 기업이 한 국가의 정체성과 역사적 사실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