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투자 열기 뜨거워지자
한국에서도 골드바 수급난
국내 은행권에서 골드바를 구하기 어려워졌다.
금값이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12일부터 골드바 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조달을 맡고 있는 한국조폐공사가 수급을 중단하면서 판매 지속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다른 시중은행들도 상황이 심각하다. 골드바 공급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한국금거래소를 통한 조달도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특히 소형 골드바는 이미 대부분 품절됐으며, 1kg 단위 골드바도 배송까지 최소 2~3주 이상 걸리고 있다.
최근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 따르면,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2900달러를 돌파했다.
한국에서도 금값이 폭등했다.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1g당 15만 9000원을 넘어섰고, 한 돈(3.75g) 가격도 60만 원에 육박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24% 이상 상승한 수준으로,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은행들의 골드뱅킹 잔액도 1년 새 47.4% 증가해 8353억 원에 달했다.
골드바 판매량 급증, 은행권 비상
금값 상승과 더불어 골드바 실물 투자도 급증했다. 지난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의 골드바 판매량은 1243kg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판매액도 515억 원에서 1377억 원으로 167% 증가하며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이러한 수요 폭증에 따라 조폐공사뿐만 아니라 한국금거래소, 삼성금거래소 등 주요 공급처에서도 골드바 생산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KB국민은행을 제외한 하나·우리·농협은행은 한국금거래소를 통해 골드바를 공급받고 있지만, 이마저도 수급이 불안정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금값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더불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인플레이션 우려도 금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골드바 재고 확보를 위해 다양한 공급처를 모색하고 있지만, 조만간 전 은행권에서 판매 중단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투자자들은 골드뱅킹이나 금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상품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값 상승이 지속되는 한 골드바 수급난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금 투자 수요가 여전히 강해지면서 가격이 더욱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