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겨울 다시 오나”… SK하이닉스 2.7조 팔아치운 외국인, 자금 이동한 곳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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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 SK하이닉스·삼성전자 매도
SK하이닉스/출처-뉴스1

연초 코스피 급등을 이끌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태도를 급선회했다. 2월 들어 3거래일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만 약 4조원을 순매도하며 반도체 대형주를 대거 정리한 것이다. 같은 기간 원전·방위산업 종목엔 6천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5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3거래일간 SK하이닉스를 2조 7,190억원, 삼성전자를 1조 2,360억원 순매도했다. 반도체 후공정 장비업체 한미반도체(-1,290억원)도 매도 대상이 됐다. 연초 강세를 보이던 현대차도 2,290억원 순매도됐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4,210억원), 현대로템(1,130억원), 한화시스템(1,060억원), 대한전선(1,060억원) 등 원전·방위 관련주에는 집중 매수세가 몰렸다. 한·미 원전 협력 프로젝트 ‘마누가'(MANUGA) 기대와 글로벌 방위비 증가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41조원 공매도 대기자금, 무엇을 의미하나

외국인 투자자, SK하이닉스·삼성전자 매도
출처-뉴스1

외국인의 섹터 이동과 함께 공매도 대기 자금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3일 기준 국내 증시 대차거래 잔액은 141조 99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110조 9,229억원 대비 27.21%(30조 1,770억원) 급증한 규모다.

대차거래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 공매도하기 위해 주로 활용한다. 대차거래 잔액이 급증한다는 것은 주가 급락에 베팅하는 물량이 대기 중이라는 신호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순보유 잔액은 지난달 29일 14조원을 돌파했고, 코스닥 시장도 1월 26일 이후 7조원을 넘어섰다.

한국거래소는 3일 현대로템을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했다. 앞서 1월 23일엔 삼성바이오로직스, SNT에너지, 코스모신소재 등이 과열종목 명단에 포함됐다. 공매도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급등 후 조정 우려…환율 상승도 변수

외국인 투자자, SK하이닉스·삼성전자 매도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출처-뉴스1

코스피는 연초 4,200선에서 한 달 만에 1,000포인트 넘게 상승하며 1월 26일 장중 5,023.76을 기록했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과 외국인 매도세가 본격화되면서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조정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2월 4일 원·달러 환율이 1,450.2원까지 상승하며 외국인은 9,365억원을 순매도했다. 환율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환산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1월 7일 외국인 지분율은 37.18%로 5년 9개월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증권가 “우량주는 버틸 것” 전망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증가에도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은 하락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메리츠증권 이상현 연구원은 “공매도 규모가 최근 급증하고 있지만, 실적이 뒷받침되는 우량주는 주가 하락 위험이 상대적으로 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실적 개선 기대가 충분히 반영된 종목을 정리하고, 새로운 테마주로 자금을 이동하는 섹터 로테이션이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단기 차익실현 후 원전·방위 등 정책 수혜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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