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투기업 10곳 중 6곳, 채용 계획 없앴다”… 한국 시장에서 발 빼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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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투기업 고용 감소
외국인투자기업 채용 박람회 모습 / 연합뉴스

한국에 진출한 외국인투자기업(외투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이 지난해 채용 계획 자체를 세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채용 의지가 사라진 배경에는 내수 경기 침체와 시장 성장 잠재력 약화에 대한 외투기업들의 냉정한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2026년 3월 30일 발간한 ‘2025년 외국인투자기업 고용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외투기업 2천 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57.3%가 채용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채용 의향이 있다고 밝힌 기업은 42.7%에 그쳐, 전년 실제 채용 실적(45.9%)보다 3.2%포인트 줄어들었다.

채용 규모를 전년보다 늘리겠다고 밝힌 기업도 47.2%에 불과했다. 절반이 넘는 52.9%의 외투기업이 채용 규모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줄이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채용 포기의 핵심 이유, ‘내수 침체’가 압도

외국인투자기업 채용 현황 및 계획 / 코트라, 연합뉴스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힌 외투기업들이 꼽은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의 내수 경기 침체’였다. 1·2위 응답을 합산하면 43.8%가 이를 지목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시장 성장 잠재력 쇠퇴·감소(25.7%), 고용 유연성 부족(22.3%), 한국 내 경영 성과 악화(19.4%)가 뒤를 이었다. 내수 부진이 단순한 경기 순환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한계로 외투기업에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동 시장 애로사항으로는 인력의 전문성 결여(35.8%)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높은 임금 수준(33.9%), 인건비 관련 조세 혜택 및 지원금 부족(32.6%), 해고 경직성과 고용 유연성 부족(24.2%)도 외투기업의 투자 의지를 꺾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신입보다 경력직…채용 구조 변화 뚜렷

채용 계획을 세운 외투기업들의 총 예정 채용 인원은 6천74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신입 채용이 54.3%, 경력 채용이 45.7%를 차지했다.

전년도 채용에서 신입 비중이 58.2%, 경력이 41.6%였던 것과 비교하면 경력직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한 셈이다. 고용 형태별로는 정규직이 73.8%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비정규직은 26.2%에 그쳤다. 직종별로는 사무직(31.1%), 판매직(26.4%), 생산직(22.2%) 순이었다.

코트라는 “제조업이 기술 집약적 산업으로 고도화되면서 R&D 전문 인력 및 제조 고급 인력에 대한 외투기업 수요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력직 확대는 단기 채용 기피가 아닌 산업 고도화에 따른 구조적 전환이라는 해석이다.

정부 지원 확대로 돌파구 모색…실효성이 관건

외투기업들은 인력 충원을 위해 정부의 임금 보조 및 세제 지원(23.5%)과 전문 인력 공급(23.2%)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인력 정보 제공(21.2%)과 인력 훈련·양성(17.7%) 등 인력 양성 체계 구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서울시청 전경 / 뉴스1

서울시는 코트라 보고서 발표에 앞서 지난 3월 20일부터 4월 19일까지 외투기업 채용 지원사업 신청을 받고 있다. 올해 지원 규모는 총 4억 원으로, 신규 채용 6명 이상 외투기업에 1인당 최대 100만 원, 최대 6개월간 지원하는 구조다.

업계 전문가들은 외투기업의 정규직 비중(73.8%)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장기 정착 의지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다만 내수 침체가 구조화되는 상황에서 정부 지원의 실효성이 채용 회복세를 이끌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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